15세에 미군 포탄·보급품 노무지원 ‘지게부대 참전 ’이강인 옹 71년 만에 국가유공자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0일 육군5군단 춘천대첩실에서 김성민(중장) 군단장이 6·25 참전유공자 이강인 옹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국방일보

육군5군단, 증서 전달식…미25사단서 임무·포천지역 전투 참전
유전자 시료 채취·증거자료 수집 성과

육군5군단은 10일 군단 춘천대첩실에서 6·25전쟁 참전유공자 이강인 옹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성민(중장) 군단장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선배 전우의 희생과 애국심을 기리고, 존경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옹은 1950년 11월, 15세 어린 나이에 전쟁터로 뛰어들었다. 미25사단 24연대 등에서 포탄·보급품 등을 나르는 노무지원 임무를 수행했고, 이후 포천시 이동·영북·일동면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에 참전했다.

군번도 계급장도 명찰도 없이 6·25전쟁 한복판에서 미군과 함께 피를 나누며 싸웠던 이름 없는 용사들을 미군은 ‘The A-frame Army(지게부대)’라고 불렀다. 미군과 유엔군 소속으로 지게를 지고 전쟁터를 누빈 그들을 지게 모양이 영어 알파벳 대문자 ‘A’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군번도 계급장도 명찰도 없이 포탄이 쏟아지는 6·25전쟁 최전선에서 무기와 탄약, 군용 식량을 나르고 미군과 함께 피를 나누며 싸웠던 이름 없는 용사들을 미군은 ‘The A-frame Army(지게부대)’라고 불렀다. 사진 국가기록원

6·25전쟁 중 신체가 건장하다고 전쟁터로 징집된 이들은 미 육군 소속의 한국근무단(United States Army Korean Service Corps Battalion·KSC) 요원들이다. KSC 대원들은 포탄이 쏟아지는 최전선에서 무기와 탄약, 군용 식량을 나르고 전투진지와 참호를 구축했다. 전장에서 쓰러지는 전사자와 부상자를 신속히 후송하고 주보급로·도로·다리를 건설했다.

이옹은 지난해 12월 김주훈(군무사무관) 가산내촌면대장의 도움으로 뒤늦게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다. 김 면대장은 참전유공자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를 홍보하던 중 이옹의 아들로부터 부친의 참전 사실을 알게 됐다. 김 면대장은 이후 이옹으로부터 참전 사실을 청취하고, 같은 지역 참전유공자 2명을 탐문하는 등 증거자료 수집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이옹은 1953년 정전 후 71년 만에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옹은 이날 행사에서 "믿음직한 승진군단 장병들이 정성스럽게 행사를 준비해줘 고맙고 감격스럽다"며 "과거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발전한 군의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군단장은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6·25전쟁 당시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을 끝까지 지켜낸 영웅들의 용기와 희생 덕분"이라며 "선배님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 군의 책임과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