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AI 정상회의’… “유럽에 투자확대” 호소

마크롱, 규제 단순화 등 강조

미·중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제3차 AI 행동 정상회의가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했다. AI 경쟁에서 뒤처진 유럽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AI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10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 그랑팔레에서 제3차 AI 행동 정상회의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는 연설을 통해 “AI는 진보를 위한 과학과 기술의 엄청난 혁신”이라며 “따라서 인류를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막대한 전력이 요구되는 AI 시장을 노려 저탄소 에너지원인 프랑스 원전을 자랑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바다 건너편에는 ‘드릴 베이비 드릴’(석유 시추 확대)이라고 말하는 좋은 친구들이 있지만, 이곳에서는 구멍을 뚫을 필요가 없다”며 “플러그 베이비 플러그(Plug, baby, Plug)다. 전기가 있으니 플러그만 꽂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글로벌 AI 기업들을 향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 대한 투자 확대를 호소했다. 그는 폐막일인 11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AI에 대한 유럽의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 전략은 유럽이 속도를 내고 규제를 단순화하고, 단일 시장을 강화·심화하며 컴퓨팅 역량에 투자할 환상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이 다른 경쟁 시장보다 “일반적으로 너무 느리다”는 피드백을 받는다며 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고 빠르게 전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I 정상회의는 급속한 AI 발전에 대응해 인간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행사의 취지다. 다만 미·중의 AI 패권 대결이 격화하는 가운데 개최되는 터라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합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