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 교사 석방하자… 트럼프 “종전협상 시작” 압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가슴 아픈 희생 언제까지… 11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독립광장에서 한 남성이 우크라이나 전쟁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해 빼곡히 놓인 사진과 꽃, 국기를 바라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오는 24일 발발 3년을 맞이한다. EPA 연합뉴스

■ 우크라 종전 협상 급물살

러에 “전쟁 종식의 시작이길”
우크라이나엔 재무장관 보내
‘희토류 광물 접근권 확보’ 논의

젤렌스키 “러와 영토교환 의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종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외교적 압박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국인 교사 석방에 대해 전쟁 종식의 단초가 되길 바란다며 종전 협상과 연결짓는가 하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우크라이나로 보내 전쟁을 곧 끝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와 협상에서 영토 교환을 직접 제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나서 종전 협상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러시아가 구금하던 미국인 교사 마크 포겔을 석방한 것에 대해 “러시아는 우리를 매우 친절하게 대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수백만 명의 사람을 죽지 않게 하는 관계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러시아·우크라이나)은 수백만 명을 잃었다. 아마 150만 명의 병사를 짧은 기간에 잃었다”면서 “우리는 그 전쟁을 멈춰야 한다. 우리가 그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석방에 종전을 위한 실마리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러시아가 종전 협상에 참여하도록 압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이자 모스크바의 미국 학교 교사였던 포겔은 지난 2021년 여름 미국에서 러시아로 들어오던 중 짐에서 마약이 발견돼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포겔은 해당 마약이 미국 의사가 의료용으로 처방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유죄 판결을 받고서 러시아 교도소에 복역 중이었다.

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번 주 베센트 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을 확인했다. 그는 “나는 베센트 장관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도록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이라며 “이 전쟁은 반드시, 그리고 곧 종료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수십억 달러를 지출했지만, 보여줄 게 거의 없다. 미국이 강해질 때 세계는 평화롭다”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이 우크라이나를 찾게 되면 트럼프 2기 내각 각료 가운데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게 된다. 베센트 장관은 종전 협상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광물에 대한 미국의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원 제공을 대가로 전후 미국의 안보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우라늄 및 티타늄 매장량이 유럽 최대 규모”라면서 “이것이 러시아 수중에 들어가 북한이나 중국, 이란과 공유될 가능성이 생기면 미국의 국익에 맞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경제적 유인책인 천연자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한다면 “우리는 한 영토를 다른 영토와 바꿀 것”이라며 현재 점령 중인 러시아 쿠르스크 일부 영토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의사를 드러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