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뜨거운 美 CPI ‘화들짝’… “트럼프 관세發 인플레 불안 확산”

■ 美 소비자물가지수 3.0% ↑

유가 등 에너지물가 상승 주도
Fed 금리인하 분위기에도 찬물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이 세계 경제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고율의 관세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정책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자연스럽게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게 됐다.

미 노동부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1월 CPI 지표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및 감세정책과 맞물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10% 관세 부과와 함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상호 관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고율의 관세 부과로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이는 곧바로 미국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시장은 경고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사미르 사마나 글로벌 주식 및 실물 자산 총괄은 “예상보다 더 뜨거운 CPI는 너무 뜨거운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1월 CPI 상승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책임으로 돌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1월 CPI에 대해 “바이든 인플레이션 상승(BIDEN INFLATION UP)”이라고 비난했다.

주가에도 바로 영향을 미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5.09포인트(0.50%) 밀린 44368.56에 거래를 마감했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6.53포인트(0.27%) 내린 6051.97에 끝났다.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6.10포인트(0.03%) 오른 19649.95에 장을 마쳤다.

Fed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물가 목표에 근접했지만, 아직 도달하진 못했다”며 “오늘 발표된 물가 지표 역시 같은 상황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가진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1월 CPI 지표에 대해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sobering)”며 “만약 이 같은 수준의 결과가 몇 달간 이어진다면 Fed의 임무가 아직 완수되지 않았다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