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어쩌나… 韓銀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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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인플레 우려 재점화
금리 추가인하땐 환율 비상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딜레마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는 가운데 한은이 추가 인하에 나서면 한·미 금리 차가 확대돼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국내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과 비상계엄 여파로 올해 1.6~1.7% 저성장이 예상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 성장을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이보다 낮은 1.5%를 제시했고, JP모건은 최근 1.2%까지 성장 눈높이를 낮춰 잡았다.

국내 경기만 보면 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는 데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미국 통화정책 기조와 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2~3회로, Fed의 인하 횟수를 0~1회로 보고 있다. 한은이 Fed보다 금리를 빠르게 내리면 1.5%포인트로 좁혀진 양국 금리 차가 최대 2.50%포인트까지 벌어지며 역대 최대 폭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환율 상승 요인이 된다.

한편 누적된 고환율로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점도 한은 금리 결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를 기록하며, 4개월간 이어진 1%대 안정세를 벗어나 목표치(2.0%)를 상회했다. 다만, 한은은 지난해 초 높았던 석유류·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로 인해 향후 소비자물가가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