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은 ‘하늘이법’ 낙인 효과 우려… “이미 상당수 치료받으며 정상 교육”[Who, What, Why]

■ Why

대전초 흉기사건을 계기로 교육 당국이 제2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 추진하는 ‘하늘이법’(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법안 골자는 정신질환 등 고위험 교원에 대한 긴급 분리조치인데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낙인효과 탓에 교원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피하거나 소극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하늘이법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정신질환 교사를 가려 학생들에게 분리 조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원 단체들은 당정이 교사 임용단계부터 정신건강 검진을 받고 교직 생활 중 주기적으로 심리검사를 받게 하는 법안과 관련해 교사들에 대한 ‘낙인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교직원에 대한 정신감정이 교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을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리검사를 무조건 신뢰할 수 없고 수십만 명에 달하는 교원을 정교하게 검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선 교원들도 정신질환 교사에 대한 분리대책에는 공감하지만 성급한 대책 추진을 우려하고 있다. 교사들은 교직 수행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질환을 얻는 경우가 많은데, 하늘이법이 과도한 범위로 법제화될 경우 풍선효과가 생길 것이라고도 봤다. 단순히 정신질환이라는 이유만으로 교단에서 배제된다면 교사들이 병원 진료를 받지 않거나 질환을 숨겨 사각지대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노조연맹은 “2023년 교사노조연맹에서 교사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교사 4명 중 1명(26.59%)이 5년 이내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며 “상당수의 교사가 감정노동에서 비롯된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 치료를 받으며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해당 법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로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교사노조연맹은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가해자의 병력에 우울증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범죄의 원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며 “대책의 초점은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가 아니라 ‘폭력적 전조 증상을 보이는 학교 구성원 중 상당히 위중한 경우’에 맞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