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싸움서 이겨낸 엄마… 앞으로 기쁜 일만 함께 채워가요[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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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초록우산 회장賞 전도은 염광중 학생

To. 사랑하는 엄마

엄마, 저 도은이예요. 항상 바쁜 일상을 살아가느라 숨겨둔 마음속 진심을 편지로나마 전하려고 합니다. 어릴 때는 엄마 품에서 잠들고 같이 놀이터에 가는 일이 제 세상의 전부이자 큰 행복이었는데, 지금은 학교와 학원, 집만 번갈아 가느라 숨 돌릴 틈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에게 괜히 투정부리고 짜증도 많이 냈어요. 앞에서는 저를 나무라시지만, 속으로는 저를 아끼신다는 거 알아요.

옛날에 엄마가 암에 걸렸을 때도 어린 나이긴 했지만, 엄마를 더 고생시켰던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요. 지금은 그 병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걸 알기에 끝까지 버텨준 엄마에게 정말 고맙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전에 학원 가는 차 안에서 제가 엄마에게 “엄마는 그렇게 힘들다는 항암 치료를 어떻게 견뎠어?”라고 물었던 것 기억나세요? 그때 엄마는 제가 있어서 힘을 냈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이 나 괜히 창문 밖으로 고개를 돌렸었어요. 그리고 학원 화장실에서 혼자 펑펑 울었어요. 저도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엄마에게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말에 눈물이 났어요.

생각해보니 평소 엄마에게 고맙고 미안했던 감정들이 그때 범람한 것 같아요. 방파제를 넘는 파도처럼요. 저는 아직도 엄마의 배에 남은 수술 자국을 보면, 병실에 앉아 제게 미소 짓던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요.

알파벳 U자 모양 흉터가 제가 보기엔 미소 짓는 입 같거든요. 또 암과의 싸움에서 이긴 엄마에게 주어지는 훈장 같기도 하고요.

이렇게 편지를 써놓고 보니 고마운 일보다 미안한 게 더 많네요. 항상 노력하지만 부족한 딸이라 죄송합니다.

아, 이제 사과는 그만해야겠어요. 아직 엄마와 함께할 날이 많으니 이제 기쁜 일로 채워가면 좋겠어요. 엄마 사랑해요!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