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자 피겨 원조는 1932년생 홍용명[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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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차준환과 김채연이 13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피겨스케이팅 남녀 동반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뤄냈다. 특히 ‘남자 김연아’로 불린 차준환은 한국 피겨 남자 싱글의 역사를 써온 주인공이다.

김연아(사진)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은메달을 딴 명실공히 세계적인 ‘피겨 여왕’이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무결점 완벽 우승을 하며 일약 세계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해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으며, ‘영웅’ 분야에서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스포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김연아 주화도 발행됐다. 주화는 금화(지름 22.6㎜, 무게 7.78g)와 은화(지름 40.6㎜, 무게 31.1g) 두 종류. 각각 3만 개가 발행됐다. 김연아는 올림픽 금메달은 물론 세계선수권(2009년), 그랑프리 파이널(2006~2007, 2007~2008, 2009~2010), 4대륙 대회(2009) 등 세계 주요 대회를 휩쓸며 피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우리나라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원조는 김연아가 아닌 홍용명이다. 홍용명은 1932년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나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며 피겨스케이팅을 배웠다. 1945년 광복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와 맞은 첫 겨울. 서울 덕수궁 연못 스케이트장에 나타나 짧은 치마를 입고 다리를 벌리며 헤집고 다니는 모습은 뭇 남성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웃지 못할 촌극도 빚어졌다. 덕수궁이나 창경궁에 홍용명이 떴다 하면 남학생들이 몰려들어 그녀의 부츠 끈을 묶어주려 몸싸움을 벌였다. 또한 얼어붙은 한강에서 남자 선수 이해정과 페어 연기를 연습하다 ‘풍기문란’죄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화여중 피겨스케이팅부 창단 멤버로 스카우트된 홍용명은 1948년 첫 전국여자피겨선수권 대회를 시작으로 1957년까지 4번의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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