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공금으로 자녀 학비 등 77억 원 횡령, 유명 여성병원 설립자 1심서 징역 4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전경. 연합뉴스

10년간 공금을 개인계좌로 빼돌려 유용 혐의


병원 공금 77억 원을 빼돌려 자녀 학비·체류비 등 사적 용도에 횡령한 혐의를 받는 유명 여성병원 공동 설립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 오세용)는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의사 A 씨에게 최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서울 강북에 있는 B 여성병원의 공동 설립자다. 병원 대표운영자 등을 맡은 2013~2023년 10년여간 본의 명의 계좌에서 관리하던 병원 공금 중 총 77억 원을 또 다른 개인계좌로 옮겨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가 빼돌린 공금은 자녀 학비·체류비, 생활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대표원장으로서 병원 운영과 수익 발생에 기여했고, 41억 원을 (다른 공동 대표들의 계좌로) 이체했다"며 "돈을 되돌려놓기 위해서도 노력했다"고 주장했지만 중형 선고를 피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장기간 횡령을 반복적으로 저질렀고 액수가 거액"이라며 "미국에 있는 자녀 학비와 체류비, 부부생활비 등 사적 이익을 위해 횡령금 상당 부분을 소비해 죄책이 중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 명의로 된 공금계좌에서 개인계좌로 돈을 이체하면서 제약사 명칭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업무상 용도인 것처럼 외관을 꾸미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횡령 범행이 드러나서 병원을 나오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분쟁을 일으켜 병원 운영에도 어려움이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 씨는 항소했다.

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