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어선 사고, 기후변화도 영향 미쳤나...해수부 “기상상황 급변, 정책 보완해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유관기관들과 함께 ‘해양사고 인명피해 저감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해수부 ‘해양사고 인명피해 저감 TF’ 회의
복합적 원인 중 ‘기후변화’도 대책 필요성
강도형 장관 "추진해 온 대책들 점검 필요"


최근 연안 해상에서 어선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수산 당국은 사고 피해 저감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정책 보완에 나섰다.

2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이날 해양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저감을 위해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양사고 인명피해 저감 TF’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TF는 최근 빈발하는 해양사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 1월 구성됐으며 해수부를 비롯해 해양경찰청,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선급, 수협 등 7개 해양안전 관계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어선 등 선박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그동안 추진해 온 대책들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이행되고 있는지 집중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며 "또 급변하는 기상 상황 등 정책환경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 이번 TF를 통해 지속 평가하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어선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어선사고 인명피해 30% 이상 감축을 목표로 한 해당 대책은 △조업 관리 강화 △사고판단 정확도 및 사고대응 역량 개선 △어업인 행동변화 적극 유도 △안전한 어선 건조 등 4개 분야에 대한 전략과 11개 세부과제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연이은 어선 사고가 발생해 이달까지도 사고가 이어졌다. 특히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어선 사고 인명피해(사망·사고)는 지난해가 최대였다. 지난 2015년 81명이던 인명피해는 △2016년 103명 △2017년 100명 △2018년 89명 △2019년 79명 △2020년 99명 △2021년 89명 △2022년 83명 △2023년 78명 △2024년 119명였다.

이에 당국은 기존 대책 이행상황과 보완점 발굴에 나선 것이다. 지난 1월 이번 TF가 구성된 이후 참여기관들은 어선 인명피해 저감, 교육·점검 등 안전의식 강화, 사고대응 체계 보완 등 추진과제를 발굴해 왔다. 또 이날 논의된 내용을 TF 운영계획에 반영해 1년 동안 집중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14일에도 선박사고 저감을 위한 ‘긴급 안전조치’를 시행하고 오는 3월 31일까지 기상 상황에 따른 어선 조업자제 권고 및 선박 안전 특별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조치 발표 당시에도 강 장관은 "최근 겨울철 전후로 해양기상 변화가 급격하다"며 "선박안전에 큰 위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산 당국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어선 조업 환경의 변화가 사고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일시기·동일해역에서 조업해온 어업인에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파고와 풍랑 등 해상 조업 환경이 급변한 것이 연이은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강 장관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어선사고 원인은 특정하기 어렵지만, 이상기후와 인적과실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며 "풍랑경보 최대 48시간 전 예보나 어선의 복원력 검사 확대, 어업인 교육 내실화 등이 시행되면 어선 안전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수협중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어업인들이) 팽창형 구명조끼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있어서, 국비(147억 원)를 들여 보급하는 방향을 추진중"이라며 "또 통신 두절 등 사고 징후를 미리 예방하기 위한 사고징후 시스템 고도화(50억 원)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