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우크라의 미국 비난 용납못해… 광물협정 서명하라”[러시아 - 우크라 전쟁 3년 ]

■ 러시아 - 우크라 전쟁 3년

대러제재 조정 가능성도 시사

미국과 러시아가 자국을 패싱한 종전 협상 진행에 반발하는 우크라이나를 동시에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은 “비난을 그치고, 광물협정에 서명하라”고 밝혔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쿠르스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보수성향 매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한 일을 볼 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언론에 험담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그들(우크라이나)은 (미국에 대한) 비난을 줄이고, 면밀히 살펴본 뒤 (광물)협정에 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광물협정이 “그들이 바라는 최고의 안보 보장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협상 의지에 따라 미국이 러시아에 가하고 있는 제재를 조정할 수 있음도 시사했다.

미국은 또 주요 7개국(G7)의 우크라이나 전쟁 3년 성명에서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표현을 넣는 데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방 당국자 5명의 말을 인용해 미국 측이 이 표현을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에는 ‘러시아의 침공’이라고 지칭했지만 지난 18일 미·러의 종전협상 후 미 국무부는 자료에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표현했다. 소식통들은 이달 24일 화상으로 열릴 G7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초청 문제도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갈등을 보여주듯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스 켈로그 미국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를 만나 종전 문제를 논의했지만 공동 기자회견은 미국 측 요청으로 취소됐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기습 공격으로 빼앗긴 쿠르스크주 영토의 64%를 회복했다고 발표하는 등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러시아군 총참모부 제1부참모장은 이날 “우리가 현재 쿠르스크의 주도권을 쥐었다. 러시아군은 모든 방향에서 진격하고 있다”며 “적은 심각한 손실을 보고 있고 예비군을 추가로 배치했는데도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