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가 설사 유발?… 유당불내증이 문제[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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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멸균 우유 수입량이 지난해 사상 첫 4만t을 돌파했다. 멸균 우유는 가성비가 좋다. 유해균을 제거했지만, 일반 흰 우유와 영양학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우유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1285년쯤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처음 등장한다. 우유로 식품(유락·乳酪)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나와 있다. 고려 우왕 때는 국가 상설기관으로 ‘유우소(乳牛所)’라는 목장을 두고 왕실과 귀족 등 특권층에 우유를 하사했다. 유우소는 조선 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고급 식품이었던 우유는 1902년 구한말 농상공부에서 일하던 프랑스인 쇼트가 젖소를 들여오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우유는 ‘완전식품’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 등 무려 100여 가지의 영양소가 포함돼 있다. 특히 칼슘은 우유의 우수성을 뒷받침하는 대표 성분이다. 우유는 청소년기의 성장에 필요한 칼슘을 보충하는 데 최고다.

우유는 설사를 유발한다?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우유는 유산균의 정장 작용을 통해 장을 건강하게 해준다. 우유를 마신 후 설사를 일으키는 것은 유당불내증(乳糖不耐症)에 의한 결과이지 장의 건강이 안 좋아서 생기는 현상은 아니다.

유당은 포유동물의 젖에만 들어 있는 탄수화물. 유당은 소장에서 유당 분해 효소인 락타아제에 의해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로 분해돼야만 흡수될 수 있다. 유당불내증은 소화·흡수 불량 증후군의 하나다.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은 유당이 들어간 제품을 섭취하면 가스가 차거나 설사를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유당불내증은 질병이 아니다.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 유당을 계속 먹으면 유당을 발효시키는 장내 세균이 유당에 적응해 설사 등의 증상이 완화된다. 유당을 제거한 우유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우유는 맵고 짜고 자극적인 우리 식단에 안성맞춤의 보완재다.

도서관닷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