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반대’ 서명운동 개인정보 수집 ‘허술’ 논란…“정치성향 담긴 민감 정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측이 이끄는 ‘윤석열 대통령 석방운동’에 21일 오전까지 9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참여한 사람들의 뒷자리 전화번호가 전시돼있다. 웹사이트 캡처.

SNS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각종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서명 운동’이 참여자들의 개인정보를 허술하게 수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개인 및 단체가 수만 명의 개인정보를 확보하게 되면 향후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탄핵반대 청년연대’ 등이 주도한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요청’ 탄원 서명 운동 사이트에는 작성자의 이름, 생년월일, 연락처, 상세주소, 작성일 등 상세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었다. “개인정보는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요청 탄원서 작성에 활용되며, 이후 파기됩니다”라고만 적혀 있을 뿐,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은 빠져있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에 합류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측이 이끄는 ‘윤 대통령 석방운동’도 ARS를 통해 참여자의 전화번호 등을 수집하고 있었지만 개인정보 수집 목적, 보유·이용 기간 등에 대한 안내는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전 기준 90만 명을 돌파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 수집하려는 개인정보의 항목,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 기간 등을 안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서명운동 과정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액셀 파일 형태로 정리하는 등 이를 데이터화한다면 개인정보처리자로 볼 수 있어 제대로 된 안내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할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명운동에 제출되는 개인정보는 그 자체로 정치적 편향성을 담고 있어 일반 개인정보보다 민감성이 높은 정보로 분류돼 철저한 보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는 어떤 절차를 거쳐서 파기되는지, 향후 내 개인정보가 파기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해야 한다”며 “졸속으로 수집된 개인정보는 향후 되팔이 등 악용될 소지가 높은 만큼 서명운동 참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지운·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