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태 사직 3300여 전공의들 ‘군의관·공보의’로 4년간 분산 입대한다…“兵으로 입대 못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3월 11일 전공의 의료 공백에 대응해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사 138명을 20개 병원에 파견했다. 이날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한 군의관이 파견근무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제공

국방부 ‘사직 전공의 군의관 선발에 관한 훈련 개정’…입대 유예자 ‘현역미선발자’ 지칭
"올해 군의관·공보의 입대 못 할 경우 장교 아닌 병으로 입대 안해"
"3300여 명 올해 한꺼번에 장교 입대 시 내년부터 3년간 군의관 입대 공백 생겨"

지난해 의료사태로 수련기관에서 한꺼번에 퇴직한 3300여 명의 전공의들이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간에 걸쳐 의무사관후보생(군의관) 및 공중보건의(공보의)로 순차적으로 분산 입대하게 된다.

국방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사직 전공의 관련 군의관 선발에 관한 훈련 개정’ 내용을 발표했다. 의무장교인 의무사관후보생 제도는 전문 의료인력을 군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이들이 수련과정(인턴·레지던트)을 마칠 때까지 군입영을 유예하고 이후 의무장교로 복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제도다. 연간 의무사관후보생은 600∼700명, 공보의는 200∼300명을 선발해오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의무사관후보생은 의사 면허를 소지한 병역의무자가 인턴과정에 들어갈 때 지원한다"며 "일단 의무사관후보생 병적에 편입되면 병역법 시행령 제120조에 따라 취소 또는 포기가 제한된다"고 밝혔다. 최근 전공의 수련 중이던 의무사관후보생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의무장교로 입영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3300여 명의 의무사관후보생이 수련기관에서 퇴직해 올해부터 입영대상자가 됐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송하윤 성남시의사회 정책이사가 지난달 25일 국방부 앞에서 의무·수의 장교의 선발 및 입영 관련 훈령 개정안을 규탄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이 관계자는 "이는 매년 계획된 군인력 소요를 상회하는 것으로서, 현역의무장교 선발 후 남는 인원은 보충역인 공보의 등으로 편입되거나 병역법시행령 제120조에 근거해 의무사관후보생으로 계속 관리하게 된다"며 "선발방식 의무장교는 전공의 과정 수료자와 사직 전공의 중, 군 필요인원의 범위 내에서 국방부에서 선발하며, 기본적으로 전문의·일반의 등 자격별로 구분해 무작위 방식으로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훈령을 개정 사유와 관련 국방부는 "의무장교를 선발하고 남는 인원을 ‘현역미선발자’로 지칭해 기존 의무장교 선발 절차를 구체화하는 것일 뿐 입영대기를 위한 새로운 절차(개념)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의무사관후보생은 병역법 시행령 제120조에 따라 수련기관에서 퇴직한 경우에도 의무사관후보생의 병적에서 제적하지 않고 의무사관후보생으로 입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선발되지 못한 인원도 의무사관후보생 병적에서 제적되는 것은 아니므로 의무사관후보생으로 지속 관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 의무사관후보생 지원에서 탈락된 경우 일반 병으로 지원하지 못하며 2026년 이후 의무사관후보생으로 지원해야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법령상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 의료계 요구대로 사직 전공의 전체를 올해 입영시킬 경우 2026년부터 입영할 군의관이 없어 의료인력 수급 및 군 의료체계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며 "사직 전공의 발생으로 인해 의무장교·보충역 소요보다 더 많은 인원이 입영대상자로 몰리는 것은 사전에 예측할 수 없는 초유의 사태로, 의료사태 발생 초기부터 정부는 분산 입영의 불가피성에 대해 설명했으며 수시로 안내해왔다"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