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엄선포 요건 맞나… 국회측 “비상사태 아냐” 尹 “야당 탓 국정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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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재 심리 5大쟁점

<2> 국무회의 정당성
한덕수 “형식적·실체적 흠결”
尹 “간담회하러 온 게 말 되나”

<3> 포고령 위헌·위법성
김용현 “과거사례 참고해 작성”
尹 “손댈 것 많지만 놔두라 해”

<4> 국회봉쇄·의원 끌어내기
곽종근 “尹이 인원 끌어내라 해”
尹 “국회 질서유지 차원 군 투입”

<5> 정치인 체포 지시
홍장원 “싹 다 잡아들이라 해”
尹 “나는 체포 지시한 적 없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25일 최종 변론만을 남겨둔 가운데 헌재는 21일 재판관 평의를 시작으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향배를 판가름할 증언·증거 정리와 법리검토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계엄발동 요건인 국가비상사태 판단을 비롯해 국무회의 절차 준수, 포고령 1호 위헌·위법 여부, 국회 봉쇄 및 의원 끌어내기 지시, 정치인 체포 지시 등 5가지 핵심 쟁점을 두고 10차 변론까지 출석한 14명 증인 진술이 엇갈리면서 헌재가 어느 증언에 무게중심을 둘지가 결론을 좌우할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25일로 예고된 헌재 최후변론에서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상황이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10차 변론에 출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29건 탄핵소추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정치권이 심각하게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위원 2인 이상 직무가 정지되면 국무회의를 가동할 수 없어 국정이 마비되는 상황에 놓인다는 점도 거론했다. 반면 국회 측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다. 당시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야당과 소통하지 않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절차가 적절했는지도 탄핵심판의 핵심 쟁점이다. 11일 7차 변론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 자리에 있던 분들은 국무회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반면 한 총리는 국무회의 절차 준수를 본인이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통상적 국무회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국무위원 간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헌재가 관련 증거를 어디까지 인정하는지가 판단의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계엄 당일 나온 위헌·위법 요소가 담긴 ‘포고령’ 작성 및 수정 책임도 쟁점 중 하나다. 포고령 1호 1조에는 ‘국회·지방의회·정당의 정치활동 전면금지’ 항목이 포함돼 위법이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 측은 포고령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작성했고 당일 비상계엄이 순조롭게 해제된 만큼 위법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포고령 작성자로 지목된 김 전 장관도 “내가 직접 작성해 대통령과 상의해 확정했다”고 말했다.

국회를 봉쇄하고 정치인 체포조를 운영하는 등 비상계엄 당일 발생한 군·경찰의 물리력 동원에 대해서도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린다. 전날 헌재에서는 이른바 ‘정치인 체포조’ 명단을 두고 명단 작성자인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윤 대통령 대리인단의 설전이 오갔다. 홍 전 차장은 명단 메모 경위에 대해 설명했지만 다수 메모가 작성된 원인에 대한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 측도 홍 전 차장 메모에 대해 내란죄 공작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근거를 대지 못했다. 국회 봉쇄 지시에 대해서도 증언이 갈린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은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지만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아직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거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형사재판을 이유로 주요 쟁점에 대한 증언을 거부하면서도 ‘검찰 조사에서 사실대로 진술했느냐’는 질의에 “조서를 다 열람했고, 서명 날인했다”고 간접 시인했다. 그는 앞서 검찰에서 ‘윤 대통령이 6차례 전화를 걸어 국회에 들어가는 의원을 체포하고,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정선형·이현웅·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