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尹에 동행명령장 발부… 與 “망신주기” - 野 “헌법 지켜야”

케이블타이 용도 놓고 공방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21일 국회 ‘비상계엄 선포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청문회는 또다시 윤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증인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날 청문회는 여야의 거친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정작 핵심 증인이 빠지며 내용은 ‘맹탕’에 가까웠다.

내란 국조특위는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한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구삼회 전 육군 제2기갑여단장 등에게 “이날 오후 2시까지 청문회에 출석하라”며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권분립상 대통령은 국회 출석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는 윤 대통령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시하며 “행정부 수장이 입법부의 감시 권한을 거부하는 것은 오히려 삼권분립의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고, 스스로 헌법을 짓밟는 일로, 헌법 수호 의지를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국회모욕죄를 비롯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윤 대통령은 영어의 몸으로 구속돼 있다”며 “청문회를 할 때마다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것은 망신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707특수임무단이 쓰는 케이블타이를 자신의 손목에 직접 묶는 시연을 보이며 “사람을 묶도록 설계돼 있지, 구조상 문을 봉쇄할 수는 없다”며 “국회의원들을 끌고 가려고 준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707특임단 관계자는 “작전 수행 시 두 종류의 케이블타이를 모두 휴대한다”며 “문을 봉쇄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호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은 ‘노상원 수첩’에 대해 “수첩의 내용은 비이성적이고 반인륜적”이라면서도 “수첩에 적혀 있는 30사단은 2020년에 개편돼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부대”라고 말했다.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은 “‘대통령이 국회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필요하면 전기를 차단해서라도’라고 했다고 들었다”며 “군인은 상급자의 지시에 복명복창을 하기 때문에 ‘대통령님께서 그런 지시를 하셨다는 말씀이십니까’라고 다시 물어봤고, (곽 전 사령관이) 주저하는 목소리로 ‘응’이라고 하고 끊었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는 공전에 가까웠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여인형·노상원 전 사령관 등이 국조특위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거나 이날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국조특위는 오는 25일 청문회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종료한다.

이정우·김보름·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