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노조 리스크’… 오비맥주 물류센터 파업 이어 홈플러스도 ‘전운’

민노총 오비맥주지부 총파업
홈플러스는 임금교섭 결렬돼

기업·노조‘수익성 개선’ 갈등

대통령 탄핵 사태에 따른 정부 혼란을 틈타 유통가에 ‘노조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고물가 누적부담에 따른 소비침체로 구조조정 등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대형 유통기업과 노조 간 갈등이 더욱 격화하는 양상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오비맥주지부는 지난 11일부터 총파업에 나섰다. 노조 측은 오비맥주의 물류 운송사가 편의점 납품 물량 등을 자체적으로 운송하는 등의 방법으로 노조원들의 일감을 가로채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경기 안성시 오비맥주 물류센터에서 파업이 격화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경찰관 4명과 화물연대 오비맥주 지부원 3명 등 7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당장 파업으로 맥주 공급에 차질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며 “운송사와 협의하면서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도 올해 노사 간 임금교섭이 결렬되며 파업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측은 지난해 홈플러스가 부산·경남 지역에서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현장 인력 부족에 따른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홈플러스 측에 장기적인 인력 운용 계획 공개와 함께 경력에 따른 수당 도입, 임금 인상률 2% 등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최근 협상이 결렬됐다. 다만, 홈플러스 관계자는 “노사가 2025년 임금협약안 잠정 합의를 앞둔 상태“라며 ”당사는 향후로도 노조와 적극적 소통 및 협력적 관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면세점도 지난달 면세 업황 부진으로 부산점을 폐점하는 과정에서 백화점면세점서비스판매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 노조는 사측이 일방적으로 폐점 계획을 통보했다고 주장하면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백화점 한화갤러리아는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백화점 휴점일을 활용한 VIP 쇼핑 행사를 열었다가 ‘휴식권 침해’를 주장하는 노조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