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 현장에 반도체 웨이퍼가 전시되어 있다. 뉴시스
KISTEP 보고서 설문조사
“대부분 中에 추월당했다
기술력 확보·인재양성해야”
한국 반도체 기술 수준이 2년 전과 비교해 대부분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전문가들의 설문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전력반도체 기술 부문에선 미국, 중국, 대만 등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3대 게임체인저 분야 기술수준 심층분석’ 브리프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분야 전문가 39명을 대상으로 반도체 기술 수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국의 반도체 분야 기술 기초역량은 첨단 패키징 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역량을 바탕으로 6개 지역(한국, 중국, 일본, EU, 미국, 대만) 5개 부문 기술 수준을 평가했을 때 한국은 중국에 앞서는 기술이 단 하나도 없었다. 최고 기술 수준을 100%로 봤을 때 한국은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 기술 분야에서 90.9%로 3위였으나 중국은 94.1%로 2위였다. 한국은 고성능·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기술 분야에서 84.1%로 3위였으나 중국은 88.3%로 2위였다.
전력반도체 기술도 한국은 67.5%일 때 중국은 79.8%였고, 차세대 고성능 센싱기술도 한국이 81.3%, 중국이 83.9%였다. 다만,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은 한국과 중국이 74.2%로 같게 평가됐다.
기술 수준을 사업화 관점에서 평가했을 때 한국은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기술과 반도체·첨단패키징기술에서만 중국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KISTEP에 따르면 이번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앞서 2022년 진행된 기술수준평가에 참여한 이들이다. 2022년 기술수준평가 당시 한국은 고집적·저항기반 메모리기술, 반도체 첨단 패키징기술, 차세대 고성능 센싱기술 등 3개 분야에서 중국에 앞서있었다. 그러나 2년 만에 뒤집혔다고 평가한 것이다.
반도체 분야 전체를 대상으로 기술 생애주기를 평가한 설문조사에서도 한국은 공정 기술과 양산 기술에서는 미국·대만에 이어 3위였지만, 기초·원천 연구 및 설계 기술에서는 중국에 뒤진 최하위였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에 핵심인력 유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미·중 견제, 자국 중심 정책, 공급망 현지화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이 가운데 AI 반도체 기술만 한국 기술수준에 유리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 반도체 시장이 일본과 중국의 부상, 미국의 제재, 동남아시아의 급성장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국내 연구개발(R&D) 투자규모가 작은 점 등을 꼽으며 전망이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력 확보, 시스템반도체 분야 생태계 확대, 핵심인재 양성 및 기존 인재 유출 방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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