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의 30%’ ‘분산’ ‘장기적 관점’… 엄 대표가 강조한 투자 3박자[Leadership]

■ Leadership

33년 증권맨 경력으로 조언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증권 업계에만 33년 몸담은 ‘베테랑’ 증권맨이다. 투자운용 부문에는 굳은살이 박인 엄 대표지만, 개인 투자자가 지녀야 할 투자원칙을 묻는 말에는 마른 침을 삼키며 실패담부터 입을 열었다. 엄 대표는 “무리하게 투자를 하다가 30대 초반에 집을 팔아야 했다”며 “사회초년생 시절 ‘스노볼 효과’(snowball effect)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아내와 2명의 자녀가 있는데도 무리하게 레버리지(빌린 돈으로 이익 창출)를 일으켜 투자에 나섰다가 큰코다쳤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주식·옵션·선물·전환사채(CB) 투자 등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돈을 굴려 겨우 회복했다”며 “‘40살 조기 은퇴’보다 ‘직장생활 30년’이란 생각으로 꾸준히 자산을 불려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엄 대표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자산의 30%를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자산 30% 주식 투자는 통계적으로 가장 수익률이 높은 구간이라는 게 엄 대표의 설명이다. 엄 대표는 “분산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투자의 ‘금과옥조’(金科玉條)”라고 했다.

엄 대표는 또 투자를 통한 부(富)의 형성뿐 아니라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키우는 것도 투자의 일종이라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이 사회초년생에게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모으는 습관을 먼저 익히도록 도움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엄 대표는 “사회초년생의 경우, ‘비투자상품’에만 우대금리를 주고 있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키움증권이 판매 중인 ‘사회초년생 전용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는 주가 변동과 무관하게 만기 보유 시 연 5% 수익금을 지급한다.

키움증권이 ‘Z세대(Gen Z·젠지)’를 위한 콘텐츠 개발에 진심인 것도 젊은 세대들이 건전한 투자 철학을 익힐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공식 유튜브 채널 ‘채널K’에는 경제 프로그램 ‘트렌드코드’ 등이 제공된다. 지난 21일 기준 채널 구독자는 172만 명에 달하는 등 인기다. 엄 대표는 “도박에 가까운 투자가 만연하다 보니 투자 손실이 누군가의 고통이 아니라 희화화(웃음거리)가 우선되는 풍조가 가득해 안타깝다”며 “사회 구성원들의 부를 증대시키는 것이 증권사 업(業)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