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총선 ‘기민·기사 연합’ 중도우파 정권교체… 극우는 2당 약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환호하는 獨 극우정당 23일 알리체 바이델(앞줄 가운데) 독일을위한대안(AfD) 공동대표 겸 총리 후보자와 티노 크루팔라(〃 왼쪽) 공동대표가 베를린에 위치한 당사에서 원내 2당을 예측한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서로 끌어안고 환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출구조사 결과 사민당 참패
난민·경제난에 민심 돌아서
극우정당 AfD 151석 전망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조기 총선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제1당을 차지하며 3년 만에 정권을 탈환하고, 극우 성향의 독일을위한대안(AfD)은 원내 2당으로 약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우파 정당들의 승리는 난민 흉악범죄와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한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에 독일 국민이 표로 심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독일 공영 ARD방송이 발표한 총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가 이끄는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은 28.5%의 득표율로, 연방의회 630석 중 208석을 얻어 제1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단독 과반에 못 미치는 만큼 다른 정당들과 연립정부를 꾸리게 됐다.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의 뒤를 이어 AfD가 20.6%의 득표율(151석)을 기록하며 원내 5당에서 2당으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지난 2021년 9월 총선에서 10.4%를 얻었던 AfD는 3년여 만에 득표율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집권 사회민주당은 16.5% 득표율(121석)로 참패가 예상됐으며, 사회민주당과 함께 신호등 연정을 구성했던 녹색당은 11.8%(85석), 자유민주당은 4.4%(0석)를 얻는 데 그쳤다. 이번 총선은 당초 올해 9월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1월 경제정책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연정이 붕괴되고 의회가 올라프 숄츠 총리를 불신임하면서 7개월 앞당겨졌다.

이날 메르츠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에 승리를 선언하며 “이제 내 앞에 놓인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세상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면서 연정 협상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연임에 도전한 숄츠 총리는 “선거 결과가 나빴고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독일 우파 진영의 약진 소식에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독일과 미국에 굉장한 날(great day)”이라고 밝혔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