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發 자신감… 중국, R&D에 800조원 투자 예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習 초상화 지나는 중국인들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23일 시민들이 베이징 중국공산당 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시진핑 국가주석 초상화 앞을 지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中 양회’ 일주일 앞 다가와

美제재 맞서 과학기술 지원 집중
AI·반도체·로봇·항공우주 육성

관세전쟁 대비 내수확대 나설듯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도 전망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중국 최대 정치 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딥시크(DeepSeek)로 미국과 세계에 충격을 준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정책 지원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에 800조 원에 육박하는 연구·개발(R&D) 예산을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신화(新華)통신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4기 3차 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14기 3차 회의가 각각 다음 달 5일과 4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될 예정이라며 “전국 각지의 전인대, 정협 위원들이 모여 내정과 외교, 국가 경제와 민생 정책까지 민중의 기대에 부응하는 ‘최적의 해결책’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양회의 주요 의제는 과학기술 혁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 부상에 힘을 얻은 중국 정부가 미국의 첨단 기술 대중 수출 제재에 맞서기 위해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에 집중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중국 내 테크 기업 수장들과 좌담회를 열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중국 정부가 AI, 첨단 반도체 등 기술 산업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적 변화를 보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밀 로봇 기술과 항공우주 기술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예상된다. 중국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3조6130억 위안(약 713조 원)으로 전년 대비 8.3% 늘었는데 2016년 이후 연평균 11%씩 증가하고 있는 추이를 감안하면 이번 양회에서 발표될 올해 R&D 예산 규모는 4조 위안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내수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 정부 차원의 양회에 앞서 개최된 31개 성시(省市) 지방 양회에서 발표된 정부업무보고를 보면 이들 중 약 60%의 성시가 소비 촉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대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3조 위안의 특별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양회를 기점으로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내리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경제 약점으로 꼽히는 저출산 및 인구 고령화에 대비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톈진(天津)시 정협 위원 뤄하이닝(羅海寧)은 최근 3세 미만 영유아 보육을 사회 공공서비스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으며 류메이린(劉梅林) 정협 위원은 실버 경제를 육성하기 위해 고품질의 노인 의료서비스를 키워야 한다고 회의에서 제안할 예정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도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지난해와 같이 ‘5% 안팎’으로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