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돈먹는 하마 아니다” 입증… ‘M7’ 중 나홀로 잘나가는 메타[서정훈의 월가토크]

■ 서정훈의 월가토크

20거래일 연속 상승 최장 랠리
광고마케팅 분야 AI 기술 활용
개인화된 광고 추천 매출 연결
인력 충원 없이도 생산성 향상

M7 AI투자 회수도 본격화 예고

올해 들어 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빅테크 그룹주인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7·M7)’ 중 ‘메타(META)’만이 그룹에서 돋보이는 주가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21일(현지시간)까지 누적 상승률이 16%를 웃돌면서 대형주 중 가장 좋은 성과를 현재 기록 중이다. 특히, 메타 주가는 지난 1월 17일부터 2월 14일까지 20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나스닥(NASDAQ) 100’이 만들어진 지난 1985년 이후 최장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메타의 좋은 주가 흐름은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비용투자의 영역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영 효율을 끌어내고 있다는 판단에서 기인한다. 인식 변화는 M7 종목에 드리운 ‘고점론’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해석된다.

◇M7 구세주 된 메타, “AI는 ‘돈 먹는 하마’ 아니다”= 지난해 4분기 메타는 결과와 전망 모두 긍정적인 내용을 제시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매출이 증가하는 와중에도 비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큰 폭의 마진율 개선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두드러진 비용 통제 때문이다. 통상 기업 매출 사이즈가 증가하고 사업 범위가 확대될수록 비용을 통제하는 것은 녹록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메타는 반전에 성공했다. 비결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이야기했던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올해가 중급 엔지니어 수준의 코딩이 가능한 AI 에이전트들이 본격적으로 구축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커버그는 해당 AI 에이전트들이 곧장 상품화돼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이들이 메타 내부에서 개발 역량을 키우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사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커버그 “AI 내부 생산성 향상에 실제 기여 중”= 저커버그의 발언을 통해 유추해 보면, 막대한 자본지출로 구현해 낸 다양한 AI 기술들이 메타 내부에서 다방면으로 활용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쉽게 말해, AI가 기존의 시스템을 대체하는 형태로 탁월한 생산성 향상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메타의 주력 매출 부문인 광고 마케팅 부문에선 다양한 AI 기술이 사용되는 중이다.

‘메타 안드로메다(Andromeda)’ 시스템은 ‘엔비디아 호퍼(Hopper)’ 칩과 메타가 자체 제작한 학습 및 추론 가속기 하드웨어를 활용한 것으로, 보다 정확하고 개인화된 광고 추천을 가능케 한다. 해당 시스템이 구비된 환경에선 이전보다 적은 인력으로 훨씬 고도화된 광고 알고리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광고가 매출로 이어지는 적중률 또한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어, 메타를 활용하는 광고주의 수는 더욱 증가할 수 있다.

◇메타발(發) AI 영업 효과도 시작 = 메타는 광고주 입장에서도 유용한 도구들을 AI 기술을 접목해 다수 내놓았다. 이중 ‘어드밴티지 플러스(Advantage+)’는 광고주가 설정한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타깃 고객층을 최적화함은 물론, 광고의 도달 범위와 전환 비율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이 역시 다수 데이터를 통해 학습된 AI가 있기 때문에 구현될 수 있는 기능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메타가 광고주에게 제공하는 ‘생성형 AI 크리에이티브’는 보다 쉽고 간편하게 광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AI를 통해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기능들이 인력의 충원 없이도 가능해졌기에, 비용 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더욱 드라마틱하게 전개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지금까지 천문학적 규모의 자본지출을 단행하여 AI 기술을 고도화했던 메타는 충분히 그 효과를 누리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M7도 ‘AI에 쓴 돈’ 회수 본격화할 듯 = 이런 현상은 메타에 한정되지 않는다. 매출 증가율 대비 비용 증가가 더디게 진행되는 것은 M7 전반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AI 기술 개발 최전선에 있는 그룹이었던 만큼, 메타와 다르지 않게 AI 기술을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AI 기업인 xAI의 AI 챗봇 최신 모델 ‘그록(Grok)3’ 역시 서비스 그 자체보다도 이후 테슬라가 보유한 자율주행 시스템과 휴머노이드, SNS 플랫폼 X와 결합했을 때 나타날 시너지에 더욱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 것이다.

◇빅테크가 누리는 생산성 향상, 수요 계속 늘듯 = 빅테크가 보여준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 경험은 여타 기업들에도 큰 영감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AI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 대한 일반 기업과 정부 부처 등의 수요도 증가할 수 있겠다. 이후 AI에 대한 기업들의 사용 경험이 누적될수록 AI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자연스럽게 AI 인프라를 지속 확장시켜야 하는 이유로 연결될 수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26일 현지시간)을 통해서도 다수 투자자는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AI 소프트웨어는 물론 AI 하드웨어 종목에 대한 균형 있는 접근이 투자 관점에서 필요할 것이다.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