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發 불확실성 확산… 힘받는 금융시장 ‘랜덤워크’론[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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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노믹스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가리킨다.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두려움은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각종 물품의 가격을 올리고, 미국의 물가 상승이 지속하면 소비 심리가 악화해서 결과적으로 성장률 등 미국 거시경제 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정에 기반을 두고 있다.

최근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64.7로 나타나 예상치(67.8)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지난 1월 확정치 71.7에서 7포인트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확정치는 4.3%를 기록했다. 전월 3.3%에서 무려 1.0%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나아가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3.5%를 기록하며 예상치 3.3%를 상회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예상된 경로를 따라 진행되기 어려워진다.

미국의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상승하고, 소비자심리지수가 떨어지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GDP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소비인데 소비자심리지수가 악화하면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타국에 대한 관세 부과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무역 수지를 호전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의 추가적인 관세 부과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발생시킬 수 있는 ‘양날의 칼’이라는 사실도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확산한 불확실성은 금융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가나 환율의 향방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다른 말로 하자면, 지금까지 어떤 변수와 주가의 움직임을 동시에 고려한 결과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나타난 적이 없고 별도로 움직인다는 사실, 즉 ‘랜덤 워크(Random Walk)’ 한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된 것이다. 주가나 환율의 전망에 대해 말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반드시 그렇게 된다고 믿을 만한 근거는 없다는 뜻이다.

다만, 앞으로 트럼프노믹스가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미국 주가 등 금융 지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