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성장률 전망 1.5%로 대폭 하향

■ 작년 11월 이어 2회 연속 낮춰

美 보호무역에 수출 타격 우려
최초 2.3%에서 0.8%P 떨어져
민간기관선 1%대 초반 전망도

기준금리 0.25%P↓ 年2.75%

한국은행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커진 통상환경 악화를 반영해 올해 경제 성장률을 1.9%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국내 정치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1기 때보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예고하면서 성장 원동력인 수출이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역시 연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낮췄다.

한은은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 낮은 1.5%로 제시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1월에 이어 2회 연속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최초 2.3%에서 지난해 5월(2.1%)과 11월(1.9%) 등을 거치며 총 0.8%포인트나 낮아졌다. 한은은 지난달 20일 이례적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6∼1.7%로 내려갈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간 기관에서는 수출 중심인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올해 1%대 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제시한 바 있다. 한은은 2026년 성장률은 기존 1.8%를 유지했고, 물가상승률 역시 올해와 내년 모두 1.9%로 손을 대지 않았다.

2년 만에 다시 1%대 성장이 현실화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통화정책 운신의 폭은 크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물가상승률이 반등할 위험이 커지면서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금통위원 전원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낮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는 ‘금리 인하기’이기 때문에 몇 차례 더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에 많은 공감대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인하) 시점 등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