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25% 관세땐… 철강 11%·車 18% 대미 수출액 ‘급감’

IBK경제연구소 보고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에 이어 자동차·반도체·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잇따라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밝힌 가운데, 실제 예고대로 25% 안팎의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우리나라의 주력 품목 수출이 두 자릿수 이상 대폭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모든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3월 1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상황이다. 오는 3월 예정대로 해당 조치가 시행될 경우 주요 대미 철강 수출국 중 하나인 한국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미국 보편관세가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5%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대미 철강 수출은 11.5%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알루미늄을 포함한 비철금속 역시 같은 비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대미 수출이 10.3% 줄 것으로 연구소는 예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오는 4월 2일 약 25%의 자동차 관세를 발표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미국이 25%의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연간 대미 수출액이 18.6%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대미 수출액이 347억 달러(약 50조 원)란 점을 고려하면 수출액 감소 규모는 64억5000만 달러(9조2700억 원)에 달한다.

다만 추가로 관세 부과를 예고한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수출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연구소는 의약품 역시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대미 수출이 7.4%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반도체의 경우 25%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수출이 1.0%가량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현석 계명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고 중국에 대한 반도체 공급망 견제 등 무역 안보 이슈도 맞물려 있는 만큼 다른 산업과는 달리 관세에 따른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병철·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