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과일 물가 들썩…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공포

■ 올 성장률 전망치 1.5% ‘충격’

무 가격 1년새 80.4%나 뛰고
감귤 평년보다 116.2% 비싸

지난해 가을 이상기온과 올해 겨울 폭설에 따른 작황 부진 탓에 배추와 무를 비롯한 주요 월동채소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대형소비처 할인지원(최대 40%) 기간을 다음 달까지 연장하는 등 물가 안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배추 소매가격은 전날 기준 한 포기에 5195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6.2% 올랐다. 무는 한 개에 3241원으로 1년 전보다 80.4% 비쌌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파종(씨뿌리기)과 정식(밭에 심기)기인 지난해 9∼10월 고온과 집중호우로 피해를 봤고 전남과 제주 등 주산지에서는 겨울철 대설과 한파로 생육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상기후 여파로 양배추와 당근 가격도 강세다. 양배추값은 한 포기에 5706원으로 1년 전보다 54.9% 뛰었다. 당근(1㎏) 가격은 5450원으로 1년 전보다 35.7%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오는 26일까지 배추·무·양배추·당근 등 4개 품목에 대해 최대 40%를 할인하는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시금치, 봄동 등도 할인 행사 품목에 넣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일부 월동채소의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할인 행사 지원을 다음 달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배추·무·양배추·당근 등 4개 품목에는 오는 4월까지 할당 관세를 적용해 민간 수입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중 배추와 무는 민간 수입 물량을 aT가 인수해 도매시장·김치 업체·식자재 업체 등에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무는 정부 비축분 500t을 도매가격의 70% 수준으로 대형마트에 공급하기로 했다.

제철 과일인 감귤 가격도 비싼 편이었다. 지난해 여름철 폭염으로 열과(갈라짐) 피해가 컸고, 생육 부진으로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기준 감귤(노지)은 10개에 6606원으로 평년과 비교해 116.2% 비쌌다. 다만 이달 말 감귤 출하가 종료되면 작황이 양호한 천혜향 등 만감류 공급이 확대돼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