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최후변론의 날… 與, 헌재·공수처 흔들기

■ 국민의힘, 공수처 등 맹비판

“불공정” 불복시사 논란속 일부 “반탄집회 참석”
‘당 극우화 치우쳐 중도파이 뺏길라’ 우려 커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최후 변론을 하며 탄핵 심판 종국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여당은 헌재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흔들기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중도층 공략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여당 내에서는 당이 강성 지지층에 사로잡혀 ‘중도보수 파이’까지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상현·장동혁 의원 등 적지 않은 여당 의원들은 보수 성향의 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3월 1일 광화문에서 개최하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윤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많은 지역 시민들이 집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만큼 나도 참석해서 탄핵 반대를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상당수 의원도 삼일절에 열리는 광화문 집회에 다시 참석할 계획이다. 개별 의원 차원에서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지금까지 당 지도부가 제동을 건 적은 없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만 하지 않을 뿐 지도부 역시 탄핵에 반대하며 심판 및 내란 수사의 정당성을 공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헌재를 겨냥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하고 있다. 법치에 입각한 공정한 절차를 어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탄핵 불복’을 시사한 것 아닌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국회에 있었더라도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야당의 공격을 받았다. 전날(23일) 여당 의원 20여 명도 공수처를 방문해 오동운 공수처장 등 관계자 사퇴, 공수처 해체를 촉구했다.

수도권·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여당이 자진해서 중도층을 야당에 넘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조국혁신당, 정의당 등의 대선 후보가 부재해 이 대표가 ‘진보진영 파이’를 확보한 상황에서 중도 보수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 당은 극우화를 하며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계엄 사태 이후 여권을 향한 중도층 시선은 계속 싸늘하다. 한국갤럽 2월 3주 조사에서 중도층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2%, 국민의힘 22%다. 윤 대통령 탄핵에는 중도층 69%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반대한다’는 25%에 그친다. 또 정권 교체론은 62%, 정권 유지론은 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