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대북정책 실무 책임’ 케빈 김 첫 방한

국무부 인사로는 처음 발길
韓美 대북정책 사전정지 작업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 실무를 관장하는 케빈 김(사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가 한국을 방문해 외교부 주요 당국자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래 국무부 인사가 한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구상이 완성되기에 앞서 한·미 간 사전 실무 교감을 위해 방한한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김 부차관보는 최근 방한해 국내외 인사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24일)에는 우리 외교부 당국자들과도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한국계인 김 부차관보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정 박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알렉스 웡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 등과 함께 대북정책특별대표실에서 일하며 미·북 협상에 관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의 보좌관, 상원 국방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지내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무부 인사가 우리나라를 찾은 건 김 부차관보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인선에 앞서 우리 정부와 대북 정책 논의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차원에서 이번 김 부차관보의 방한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차관보는 미·북 접촉, 대화 과정에서 알렉스 웡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 등과 함께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동 지역 갈등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미·북 대화의 가능성도 지속해서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북 업무를 담당하는 리처드 그리넬 대통령 특사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함께 등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4월 무렵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마무리 짓는 대로 대북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