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향피제’ 강화하자… 간부 70% 이상 타향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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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경급 권역별 인사교류 강화

전국 관사도 5년새 105곳 증가

전입지역 지리·이해도 떨어져
주민친화 행정 효율저하 지적

창원=박영수·대구=박천학·울산=곽시열 기자

경찰청이 ‘향피제(鄕避制)’로 총경(서장급)의 전출이 급증하면서 주요 시도 경찰청의 참모 중 70% 이상이 타 시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타 지역에서 온 총경들은 생판 모르는 지역에서 근무하게 돼 지리감(地理感)이 없고 직원 성향 파악도 안 돼, 지역 치안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경찰청 등 따르면 전국 시도 경찰청이 관리 중인 관사(경찰서 관사 제외)는 2019년 438개에서 지난해 말 543개로 23.9% 증가했다. 이는 한 지역에서 장기근무 폐단을 막는다는 이유로 시도 경찰청 총경급의 권역별 인사교류를 강화한 영향이다.

2022년까지 경찰청 경찰공무원 인사규칙에는 ‘동일 시도 경찰청에서 5년 이상 계속 근무한 총경은 다른 시도 경찰청으로 인사교류 한다’고 돼 있었지만, 2023년 인사운영규칙을 변경하면서 동일 시도 경찰청에서 총경급으로 3년 이상 계속 근무하거나 합산해 7년 이상을 근무하지 못하게 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동일 시도 경찰청에서 서장을 두 번 할 수 없고, 신규 승진 총경은 당시 소속 경찰청에서 서장을 한 번만 할 수 있도록 향피제를 더욱 강화했다.

강화된 총경 인사교류 규칙으로 현재 대다수 시도 경찰청 참모(과장) 10명 중 7명이 타 시도 출신인 상황이다. 경남경찰청의 경우 참모진 22명 중 16명이 경북·부산 등 타 시도 경찰청 출신으로 수사과장, 범죄예방과장, 형사기동대장 등 요직을 맡고 있다. 현장 치안을 맡고 있는 서장(23명)까지 포함하면 경남청 소속 총경 45명 중 73.3%(33명)가 타청 출신이다.

대구청도 본청 총경 25명 중 20명, 울산청도 12명 중 8명이 타청에서 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타청 출신 총경들을 위한 관사도 증가해 경남청은 2018년 18개에서 지난해 말 26개로 월세 관사가 8개 늘었다.

인사교류 강화로 관사 예산 등 비용이 투입되고 있지만 타 시도 출신 총경급 간부들은 전입 근무지역에 대한 지리나 이해도, 책임감이 떨어지고 함께 근무하는 직원의 성향 파악도 쉽지 않아 소신껏 치안행정을 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총경급 간부는 “생소한 지역에 부임한 임기 1년의 지휘관(서장)은 업무 파악을 하다가 교체되기 일쑤”라며 “무엇보다 비리 감시 체계가 촘촘히 발달했는데도 총경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며 타 시도로 떠돌게 하는 것은 지역 치안 수요 대응에 마이너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