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택 “올핸 아시안투어 집중”… 홍현지 “KLPGA 첫 우승이 목표”

■ 필드 - 스크린골프 男女 ‘이도류’

■ 김홍택

2017년 KPGA 데뷔 통산 2승
작년 20개 대회서 7차례 ‘톱10’
G투어선 가장 많은 ‘14승’ 위용

“스크린서 코스 매니지먼트 연습
필드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는 타자와 투수를 겸하는 보기 드문 ‘이도류(二刀流)’ 선수다. 일본프로야구(NPB)는 물론, MLB에서도 타자와 투수로 모두 뛰어난 성적을 낸 덕분에 그의 투타 겸업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국내 골프에서도 일찌감치 ‘이도류’로 활약하며 이름을 높인 선수가 있다. 김홍택이 바로 그 주인공. 김홍택은 2017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2승을 기록 중이다. 스크린골프리그인 G투어에서는 가장 많은 14승으로 ‘골프 이도류’ 최강자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특히 2024년은 김홍택이 2011년 ‘프로골퍼’라는 직업을 얻은 이후 가장 빛난 한 해였다.

김홍택은 지난해 KPGA투어 메이저급 대회인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 7년 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었다. KPGA투어와 DP월드투어가 공동 주관한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는 국내 선수 중 최고 성적(공동 9위)도 거뒀다. KPGA투어 20개 대회에 출전해 데뷔 후 가장 많은 7개 대회에서 톱10에 들며 상금 순위 3위, 대상 포인트 6위로 우뚝 섰다. G투어에서도 두 차례나 우승하며 남자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인공이 됐다. 김홍택이 프로골프대회와 스크린골프대회에서 모두 빛날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하다. 무대는 달라져도 골프 그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홍택은 “스크린골프는 필드골프를 더 잘하기 위해 한다”면서 “물론 다른 부분도 있지만 스크린골프를 통해 코스 매니지먼트 등을 연습할 수 있었다. 지금은 투어 대회에 나가는 만큼 필드 연습을 주로 하지만 필드 연습을 하고 스크린골프를 해도 큰 차이는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가 필드골프와 스크린골프의 차이를 느끼지만 김홍택은 기록 차이가 크지 않다. 그는 “스크린골프는 단순히 거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코스에서 할 때처럼 코스 매니지먼트를 하며 경기했을 때 골프 실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홍택은 2025년 더 큰 무대 도전을 앞두고 있다. 김홍택은 “KPGA에서 다승하고 2년 출전권을 얻은 아시안투어에서도 경쟁력을 확인하고 우승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스크린골프에서 시작해 KPGA투어, 아시안투어까지 진출했다. 내 목표는 DP월드투어나 미국프로골프(PGA)투어다. 더 큰 무대를 향해 지금처럼 꾸준히 도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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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지

지난해 KLPGA 정식 데뷔
29개 대회 출전 3차례 ‘톱10’
WG투어선 ‘10승’으로 최다

“스크린서 콘택트 능력 키우면
라운드때 좋은 결과 따라와”

남자 선수 가운데 필드골프와 스크린골프를 병행하는 ‘이도류(二刀流)’의 대표가 김홍택이라면 여자 선수 중에는 단연 홍현지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홍현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가 2024년이지만 여자 스크린골프리그인 WG투어에서는 2020년 데뷔해 2021년부터 3년 연속 대상과 상금왕을 싹쓸이하는 등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이 덕분에 홍현지는 WG투어에서 가장 많은 10승을 기록 중이다.

홍현지 역시 스크린골프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뒤 필드골프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케이스다. KLPGA 3부 점프투어와 2부 드림투어를 병행하며 WG투어 3년 연속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홍현지는 2024년 KLPGA 정규투어에 신인 자격으로 데뷔했다. 데뷔 첫해 KLPGA투어 29개 대회에 출전해 공동 3위 1회를 포함해 세 차례 톱10에 들며 신인상 포인트 3위에 올랐다. KLPGA투어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스크린골프대회에 이어 필드골프대회에서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홍현지는 “2024년 상반기는 KLPGA투어에 적응하면서 보냈다”면서 “투어 분위기나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도 WG투어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이제는 2년 차가 됐지만 다른 2년 차 선수보다는 대회 경험이 많다는 것이 내 강점이다. 지난해엔 신인이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KLPGA투어의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었다. 결국 KLPGA투어에서 잘하려고 노력했던 것이 WG투어에서도 2승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홍현지 역시 김홍택과 마찬가지로 필드골프와 스크린골프의 차이를 두지 않는다. 홍현지는 “스크린골프라고 해서 요령껏 치려고 하기보다는 공 하나하나를 제대로 콘택트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필드골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올해는 KLPGA투어에 집중하면서도 WG투어도 빼놓지 않을 것이다. KLPGA투어에서도, WG투어에서도 ‘역시 홍현지’라는 소릴 듣고 싶다. 나를 향한 사람들의 기대에 반드시 부응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홍현지의 도전에 김홍택의 존재는 마치 ‘거친 풍랑 속 등대’와 같다. “(김)홍택 프로님이라는 좋은 선례가 있어 너무 감사하다”는 그는 “나도 홍택 프로님처럼 KLPGA투어에서 우승도 하고, 항상 상위권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당찬 각오를 선보였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