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자체 허가 받아야 서해 5도 땅 산다…국정원 요청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제공

국정원 요청에 심의 거쳐 확정…즉시 효력 발생

백령도·대청도·소청도 등 서해 5도와 국토 최외곽인 영해기선(국토 최외곽 지점을 직선으로 연결한 영해 기준선)에 놓인 12개 섬을 포함 총 17곳이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처럼 해양 영토 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지정은 2014년 12월 이후 10년 2개월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그동안 국경 도서 지역의 영토 주권을 강화하려면 이들 17개 지역에 대한 외국인 토지거래를 제한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이같이 취지를 밝혔다.

이번 지정은 국정원이 안보 관계 부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안보 상의 이유로 이들 지역의 외국인 토지 거래를 제한해야 한다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03년 국토부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도를 강화하고, 국방부와 국정원 등에 국방·안보 등을 위해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요청하는 권한을 부여한 바 있다.

국토부는 이번 국정원 요청을 기반으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고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허가구역 지정은 고시 후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17곳 중 내륙과 멀어 그동안 관리가 어려웠던 영해기선 기점 12곳은 최소 행정구역인 리 단위로, 서해 5도는 국토 방위상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섬 전체 면 단위로 지정됐다.

이처럼 해양영토 주권을 강화 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한 것은 약 10년 만이다. 지난 2014년 12월 국토부는 호미곶과 생도, 간여암, 절명서, 소국홀도 등 무인도시 8곳을 지정했다.

이번 지정에 따라 앞으로 허가구역 내 토지를 취득하려는 외국인은 계약 전 시·군·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후 시·군·구는 국방부·국정원 등 관계 행정기관과 협의를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외국인이 허가 없이 토지를 취득하면 그 계약은 무효로 간주되며,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한정희 국토부 토지정책과장은 “이번 허가구역 지정은 국방에 중요한 지역을 실효성 있게 관리하기 위한 조치”라며 “우리 영토 주권을 강화하고 국가 안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