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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수일 교수. 연합뉴스
아랍계 필리핀 위장해 간첩 활동
연구 결과만 보내 北도 싫어해
실크로드 연구에 공헌
북한의 위장 간첩 ‘무함마드 깐수’로 알려진 문명교류사 권위자로 잘 알려진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전 단국대 교수)이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25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에 따르면 정 소장은 노환으로 병원 입원 중 전날 눈을 감았다. 연구소 측 관계자는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며칠 전 입원해 계시다가 편히 가셨다"고 말했다.
1934년 중국 연변에서 태어난 정 소장은 베이징대학을 수석 졸업한 후 1955년 중국 정부 국비장학생 신분으로 이집트 카이로대학에서 아랍어문학과를 전공했다. 이후 1960년 모로코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연구관으로 활동했다.
1963년에는 북한으로 귀화해 무함마드 깐수라는 이름의 아랍계 필리핀인으로 위장, 공작원 활동을 했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부터 단국대 사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초빙교수로 활동하던 중 1996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조사를 받고 북한 간첩이라는 사실이 적발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5년간 복역했다.
다만, 학술적 성과와 간첩 행위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은 점이 인정돼 2000년 특별사면됐다. 그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북한에 전달했는데, 북한에서는 그가 한국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학술적 성과를 전달하는 것을 반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정 소장은 실크로드를 포함한 동서 문명 교류사의 권위자로서 왕성한 연구 활동을 해왔다. 고인의 빈소는 26일 오전 9시부터 서울성모병원(22호실)에 마련되며, 발인은 27일이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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