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오키나와]신무기 꺼낸 SSG 정동윤 “5선발 경쟁? 150이닝 던지겠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SG의 정동윤. SSG 제공

"정규이닝에서 150이닝을 던지겠습니다."

SSG 투수 정동윤(28)의 얼굴에 미소가 환하게 번졌다. 정동윤은 27일 일본 오키나와의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박종훈(3이닝 무실점)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바로 투심패스트볼과 포크볼이었다. 정동윤은 한화 타선을 상대로 포심패스트볼(직구)을 던지지 않았다. 대신 최고 시속 144㎞까지 찍힌 투심패스트볼과 커브, 새로 장착한 포크볼 등으로 상대 타자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특히 2개의 삼진을 뺏어낸 포크볼이 눈길을 끈다. 포크볼은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워 잡고 던진다. 포크볼은 손가락에서 슬쩍 빠지듯이, 회전이 거의 걸리지 않도록 던지는 데 직구와 같은 궤적으로 날아오다 갑자기 아래로 뚝 떨어진다.

정동윤은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부터 포크볼 연마에 공을 들였다. 이는 경헌호 투수코치의 조언 때문. 정동윤은 이날 경기 뒤 "마무리 캠프 때 경헌호 코치님께서 ‘손가락이 긴 데 왜 포크볼을 안 던지냐’고 하셨다. 체인지업을 던져 봤지만, 포크볼 시도는 처음이라 두려움도 있었다. 오늘 연습경기에서 이 공으로 삼진을 2개나 잡아 기분이 좋다. 포크볼로 삼진을 잡은 것은 처음"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정동윤은 "올해 바로 정규 시즌에도 쓸 수 있을 정도로 지금 편안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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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윤은 투심패스볼에 대해서도 "투심패스트볼도 사실 포심패스트볼보다 좀 편안하다. 이숭용 감독님도 투심패스트볼의 움직임이 너무 좋다고 하셔서 던지는 데,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인다. 오늘 안타가 나와야 할 타구인데 계속 방망이 밑에 맞아 땅볼이 되더라. ‘투심패스트볼이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정동윤은 지난해 시즌 중반엔 구단의 주선으로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으로 ‘야구 유학’을 다녀왔다. 트레드 애슬레틱은 최근 국내 KBO리그 선수들이 자주 찾는 드라이브라인 등과 함께 미국 3개 야구 아카데미 시설로 꼽힌다. 트레드 애슬레틱은 개인별 맞춤 프로그램이 장점. 선수들의 진단한 뒤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투수의 경우, 선수에 맞는 스로잉 프로그램과 투구 자세 등에 대한 처방을 내린다. 단기 유학 효과는 좋았다. 140㎞ 초반대의 직구 구속이 140㎞ 후반대까지 올라간 것. 구속 상승효과를 확인한 정동윤은 지난겨울에도 사비를 털어 트레드 애슬레틱을 다시 다녀왔다.

정동윤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박종훈과 송영진 등과 5선발 경쟁을 하고 있다. 2016년 입단해 벌써 프로 9년 차가 된 정동윤은 ‘반전’을 꿈꾼다. 정동윤은 "선발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잡아야 한다"면서 "나는 스태미너가 좋다. 올해 이닝을 많이 끌고 가고 구속이 안 떨어질 자신이 있다. 투심패스트볼과 포크볼, 커브가 장점이 될 것 같다. 올해 정규이닝에서 150이닝 이상을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키나와 =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