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헌법 84조’ 논쟁 불지피는 이재명

“대통령 되면 재판정지 다수설”
대선기간 내내 갑론을박 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 일자가 오는 3월 26일로 잡히면서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명시한 ‘헌법 84조’를 둘러싼 논쟁이 대선 기간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진행 중인 재판이 중단되는지 여부를 놓고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조기 대통령선거 국면에서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7일 헌법학계에 따르면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84조 해석을 놓고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글자 그대로 판단하는 것이 법 해석의 원칙”이라며 “대통령이 되더라도 기존에 받고 있던 재판은 계속 진행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헌법 84조가 규정한 ‘소추’란 소송의 제기만을 의미하는 만큼 대통령 당선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 재판은 진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 조항의 취지를 보면 중단하는 게 맞는 듯 보이지만 헌법 입안자들이 미처 이런 상황을 상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논란”이라며 “형사 재판을 받으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닌 만큼 원칙적으로는 선거 전에 재판을 끝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현직 대통령이 재판을 받게 되면 국정 수행에 막대한 지장이 불가피한 만큼 재판부가 ‘중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힘들다”며 “재판부는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임기 종료 후 재판을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헌법 84조는 대선 기간 내내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대통령 당선 이후 임기 중에 공직선거법 관련 3심에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는다면 대통령직은 상실된다. 이에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재판 중지설이 다수설”이라며 사법 리스크를 총력 방어하고 있다.

나윤석·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