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또 입법폭주… 반도체법은 ‘시간끌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속 타는 국힘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권영세(오른쪽) 비대위원장, 권성동(〃 두 번째) 원내대표가 빨간 머그잔에 담긴 물을 마시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머그잔을 사용하기로 했다. 곽성호 기자

■ 민주, 2월국회서도 법안 강행

진성준 “반도체법 패스트트랙”
‘국힘 협상용카드 활용’ 관측도

명태균 특검법·방통위 설치법
오늘 본회의서 강행 처리할 듯

“주52시간 예외조항 찬성”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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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7일 주52시간 근로 예외 적용을 두고 여당과 대립했던 반도체 특별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이 반대하는 명태균 특별검사법 등을 강행 처리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 대통령선거가 열릴 수 있는 가운데, 사실상 대선 전 여야가 협치를 발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2월 임시국회마저 거야의 ‘입법 독주’로 막을 내릴 전망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 몽니에 아무런 진척이 없는 반도체 특별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민의힘이 아무리 억지 부려도 소관 상임위원회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정 심사기간 180일이 지나면 지체 없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자중기위 야당 간사인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주 52시간 근로 예외조항(‘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때문에 반도체 산업 지원이 막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 지난 25일 산자중기위 내부 회의를 거쳐 패스트트랙 추진을 지도부에 건의했다”며 “여야가 합의된 부분만이라도 패스트트랙에 올려 반도체 산업 지원에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여당은 법안 처리가 지연된다며 크게 반발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패스트트랙이 아니라 쥐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의원 숫자로 밀어붙이는 민주당의 행태가 이제 놀랍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국회법상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 소관 상임위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90일, 본회의 부의 후 60일 등 최장 330일을 거친 뒤 본회의에서 표결하게 된다. 산자중기위원장이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란 점에서 상임위 일정을 단축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패스트트랙이 협상용 카드란 관측도 나온다. 2월 4주차 전국지표조사(NBS)에선 반도체 특별법 주52시간 예외 조항에 대해 ‘찬성’ 56%, ‘반대’ 30%로 나타났다.

한편 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를 추진하는 명태균 특검법은 명태균 씨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벌인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공천 개입 의혹 등이 수사 대상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이날 통과가 유력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방통위 의사정족수를 3인으로 규정해 현 2인 체제 방통위를 무력화하는 법안이란 지적이다.

이정우·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