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상법개정안 상정하지 않기로… 여야 중재 나설듯

여야갈등 해소 안된 점 등 고려
민주 “여당 편 들어준 것… 유감”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개정안을 2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여야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국회·정부 국정협의회를 앞두고 정치권이 정면충돌하는 것을 막고, 여야 합의를 통해 결과물을 도출해 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상법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2차 국정협의회가 28일 예정된 데다 상법개정안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중재 역할에 집중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국정협의회에서 연금개혁과 관련한 중재안도 제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민생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현안에 관한 여야의 조속한 합의가 절실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장은 지난해 12월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제출했던 안보다 4조1000억 원을 삭감한 2025년도 예산안 단독 처리를 밀어붙이자 예산안의 본회의 상정을 연기하기도 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여는데, 이 자리에서 상법개정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우 의장의 결정에 반발하면서 동시에 국민의힘을 맹비판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던 상법개정안을 우 의장이 상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국민의힘의 몽니에 편을 들어주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 의장이 오늘 본회의에 상법개정안을 반드시 상정해서 처리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상법개정안 강행 처리를 밀어붙이면 기업의 경영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상법개정안은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위험천만한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