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따라 움직이는 집값… 3대 학군 중 대치동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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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 수 변화에 부동산 양극화

5년간 강남 초등생 347명 늘어
래미안대치팰리스 8억원 올라

노원 4810명·양천 2680명 줄어
상계·목동 등 전고점 회복 못해
“정비사업 완료땐 상승 가능성도”

강남구 대치동과 함께 서울 ‘3대 학군지’로 꼽히는 양천구 목동·노원구 중계동에서 최근 학생 수가 급감하며 인근 아파트 시세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가 서울의 전통적인 학군지 지도를 바꾸고, 아이들이 몰리는 곳의 부동산값만 들썩이게 하면서 부동산 지역별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문화일보가 대치동·목동·중계동에 있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신축 또는 준신축 아파트 시세 추이를 분석한 결과, 대치동만 2021년 전고점을 넘어섰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차(1278가구) 전용 84㎡는 지난 13일 40억 원에 거래돼 2021년 32억1000만 원의 전고점보다 시세가 크게 올랐다. 반면 중계동 포레나노원(1062가구) 전용 59㎡는 2021년 8월 10억 원의 신고가 거래 이후 지난해 9월 9억 원에 실거래됐고, 최근에는 8억∼9억 원의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목동 힐스테이트(1081가구) 전용 84㎡ 역시 2021년 17억5000만 원의 신고가를 기록했으나 이달 들어 16억7500만 원에 거래돼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3대 학군지 내에서도 상반된 아파트 시세 변화가 나타난 배경에는 해당 지역의 초등학생 수 변화가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의 초등학교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8년에서 2023까지 5년간 서울 전체 초등학생 수는 42만4800명에서 38만439명으로 4만4361명(10.44%) 감소했다. 25개 자치구 중 23개 지역에서 학생 수가 줄었다. 이 기간 초등학생 수가 늘어난 곳은 강남구(347명)와 강동구(1905명) 2곳뿐이었다. 반면 서울 학군지 3대장인 상계동 학원가가 있는 노원구는 4810명(17.50%) 줄었고, 양천구도 2680명(10.9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강남·강동)을 제외한 강북권(노원구)과 서남권(양천구)에서 학생 수가 급감하는 현상은 학령기 아동 감소의 여파가 전통적인 학군지에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980년대 노후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목동과 중계동의 정비 사업이 마무리되면 초등학생 유입이 늘고 학군지로서의 위상이 다시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대치동은 1100여 개의 학원이 밀집해 있어 저출산 시대에도 끊임없이 학생들이 유입된다”고 밝혔다. 그는 “목동 또한 서울 서남부와 부천·광명 등 경기도, 중계동은 강북과 남양주 등 경기도 학군 수요까지 빨아들인다”며 “향후 신축 아파트 공급이 이뤄진다면 학군지로서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