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요동’… 장중 1460원 넘었다

관세 압박 후 달러 가치 급등
韓증시 외인자금 이탈 이어져
코스피 장중 한때 2.71% 하락

코스피가 28일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매 양상을 보이면서 장중 낙폭을 키워 2500선이 위협받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3%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한 불안 고조에 외국인들의 주식 투매까지 더해지면서 장중 1460원대를 돌파했다. 관세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달러 가치가 크게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어 원화 약세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2% 넘게 하락 중이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 30분 현재 전일 대비 2.71% 하락한 2550.60을 가리키고 있다. 외국인이 6246억 원, 기관이 409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이 관세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는 모습이 나타났고 엔비디아를 포함한 반도체 업종이 낙폭을 확대한 것이 국내 증시에도 연동됐다”고 말했다. 미국이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종잡을 수 없는 관세 전쟁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위험 회피 심리에 시동이 걸린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오전 11시 30분 1458.6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날 주간거래 종가(1443.0원) 대비 15.6원 상승한 수준으로 오전 장중 환율은 1460.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개장가는 1451.0원으로 지난 13일(1452.1원) 이후 약 2주 만에 가장 높았다.

달러 가치가 간밤에 급등해 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관세 위협 발언을 올린 직후 급격하게 높아졌다. 유로 등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의 평균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DXY)는 지난 20일 이후 다시 107을 돌파한 뒤 107.29까지 치솟았다. 하루 동안 상승률은 0.82%에 달했다. 통상 100을 초과할 경우 달러 강세를 의미한다. 달러 강세로 엔·달러 환율도 150.15엔을 일시적으로 찍었다.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조치 소식에 위안·달러 환율은 7.3위안대까지 올랐다.

미국 주식 저가 매수도 환율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지난 24∼27일 미국 주식 2억4833만 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해외 주식 투자 자금 환전을 담당하는 증권사 주문은 직접적인 환율 상승 재료”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