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베풂으로 세상 위로하더니… 차 표 한 장 들고 하늘로[추모합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송대관 가수가 지난 2023년 사선문화제에서 초대 가수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

■ 추모합니다 - ‘독립투사 후손 가수왕’고 송대관(1945∼2025) 형

인명은 재천(在天)이라고 합니다!

지난 2월 7일 오전 속보로 송대관 가수가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는 설마 했지만, 사실이었습니다.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가수왕’ 송대관. ‘해뜰날’(1975)로 주목받은 후 전성기를 누리고 ‘네박자’ ‘유행가’ 등 숱한 국민가요를 대한민국 국민 가슴에 심어놓고 천국행 ‘차표 한 장’ 손에 들고 빈손으로 떠나갔습니다.

1970년대, 제가 국회에 근무할 때 정동 MBC 방송국에 근무했던 최성근 PD와 함께 첫 인사를 나누고 동향인으로 잘 지내왔지요. 쨍하고 해뜰날로 일약 대스타가 되었고 탄탄대로를 걷는가 싶더니, 예기치 않은 풍파를 만나 미국으로 건너가야 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미국 생활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귀국한 후 국민가수 반열에 다시 굳게 섰지요.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받은 것을 고마워하고, 또 힘든 이를 부축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었습니다. 남산 밑 이태원의 저택도 날리고 빚에 쪼들려 힘들었을 때 송해 선생께서 3000만 원 수표 석 장을 손에 쥐여주며 품위는 지키고 살라 했다면서 눈물짓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어머니가 세상 뜨시던 날, KBS ‘가요무대’를 녹화했는데 그 방송을 못 보시고 가셨다며 울던 효자 송대관. 배우 겸 가수 김성환 형이 힘들 때 10억 원을 빌려주며 격려했던 것도 늘 고맙게 기억했지요.

저와 뜻있는 고향분들이 1986년 전북 임실에서 사선문화제를 창립한 이후 당신은 축제에 거의 매년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줬습니다. 1998년 사선대에서 제작된 KBS ‘가요무대’, MBC ‘추석 특집’에 다른 일정을 제치고 와줬지요. 우리는 2002년 11회 소충·사선문화상 특별공로상을 당신에게 드렸고, 같은 해엔 당신이 무척 아꼈던 동향의 후배 가수 현숙 씨에게 충·효상을 줬습니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1일은 3·1 만세운동 106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당신의 조부 송영근 선생은 1919년 3월 16일 전북 정읍 태인 장터에서 일어난 독립 만세운동의 주동자 중 한 분이셨습니다. 그로 인해 당대 갑부였던 집안의 재산이 일제 탄압으로 쪼그라들었지요. 그래서 소년 송대관의 삶은 쪼들리고 옹색했으나 독립투사 후손으로 기죽지 않고 그 기상을 지니고 살았습니다. 79세의 나이에 아쉽게 떠났지만, 국민의 마음에 영생할 것입니다.

당신은 가셨지만 노래는 남았습니다. 히트곡 ‘유행가’의 가사를 되짚으며 슬픔 속에서 희망을 찾는 우리네 인생을 보듬습니다.

‘유행가 노래 가사는 사랑과 이별 눈물이구나／그 시절 그 노래 가슴에 와 닿는 당신의 노래／／유행가 유행가 신나는 노래 나도 한번 불러 본다／쿵쿵따리 쿵쿵따／／유행가 노래 가사는 우리가 사는 세상 이야기／오늘 하루 힘들어도 내일이 있으니 행복하구나／／쿵쿵따리 쿵쿵따 신나는 노래 우리 한번 불러보자／쿵쿵따리 쿵쿵따 서글픈 노래 가슴 치며 불러보자’

하늘나라에서 이승에서 못 누린 축복 누리소서!!

양영두(전북 임실 사선문화제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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