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견하는 꼰대 말고 유익한 노인의 길”…35년 공직생활 마치고 간호학과 ‘새내기’된 퇴직공무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뉴시스

35년 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다시 대학에 들어가 간호사의 꿈을 키우는 60대 퇴직 공무원이 있어서 화제다.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전남도 건설 국장을 역임하고 2021년 명예퇴직한 전동호(61·사진) 씨는 올해 목포과학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조선대 토목공학과를 1986년 졸업한 그가 40여 년 만에 새내기 대학생이 된 것이다.

전 씨는 만학도가 된 소감을 묻자 "오늘 이틀째인데 아들보다 어린 학생들과 수업을 받으니 너무 재밌다"며 "마음 같으면 하루 종일 수업받고 싶은데 띄엄띄엄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전남도에서 퇴직한 전 씨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영암 군수 예비후보로 나섰던 이력이 있다. 이후 정치 분야에서 고개를 돌린 그는 책을 읽고 공부에 전념하다 문득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간호학과 입시를 준비에 나선 배경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동호 전 전남도 건설국장. 연합뉴스(전동호씨 제공)

더군다나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수능을 보지 않은 만학도를 위한 전형도 마련됐다. 전 씨는 "지역 대학을 살리려면 은퇴자들이 대학에 다시 입학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면서 의학 지식이 너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다시 뭔가를 공부하는 게 새롭고 흥미로워 재미있다"고 했다. 전 씨는 "내 건강도 관리하고 가족들에게 주사를 놔 줄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며 "참견만 하는 꼰대가 아니라, 옛 유학자들처럼 유익한 ‘노인의 길’을 걷고 싶다"고 덧붙였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