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자, 66년 만에 공식은퇴 “‘마지막’을 확실히 말씀드릴 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가수 이미자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을 이음’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지막이라는 말씀을 확실히 드릴 수 있을 때입니다.”

‘엘리지의 여왕’ 이미자(84)가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1959년 데뷔 이후 66년 만이다.

이미자는 5일 오후 서울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맥(脈)을 이음’(맥을 이음) 개최를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저는 ‘은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운을 뗀 이미자는 “항상 무대에 설 때마다 ‘우리 전통 가요의 뿌리를 잊지 않아야 한다’, ‘사라지지 않게 해야 한다’ 고민하며 연구를 많이 해왔지만 거의 포기한 상태에서 이번 공연이 마련됐다. 그래서 이제 ‘마지막’이라고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을 때”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가수 주현미, 조항조가 동석했다. 두 사람은 이미자가 공식적으로 ‘후계자’라 점찍은 후배다. 이미자는 “이렇게 든든한 후배들을 제가 고르고 골라서 전통가요의 맥을 대물림해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기에 ‘아∼ 이것이 이루어졌구나’라고 느꼈다”면서 “후배들과 우리의 맥을 이을 수 있는 물려줄 수 있는 공연을 할 수 있어서 끝낼 수 있게 됐다. 행복함 속에 이 공연을 열심히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이미자는 이번 콘서트를 ‘전통가요 헌정 공연’이라 명명했다. 소위 ‘뽕짝’으로 치부되는 트로트가 아니라 오랜 기간 서민이 애환을 달랜 전통가요 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번 공연에서 이미자는 후배 가수들과 대표곡인 ‘동백 아가씨’, ‘여자의 일생’, ‘섬마을 선생님’ 등을 함께 부른다.

이미자는 “우리 전통 가요는 자식들을 배우게 하기 위해 부모들이 월남으로, 독일로 다니며 애쓰면서 울고 웃으며 위로받으며 부르던 노래다. 시대의 흐름을 대변해주는 노래라고 자부한다”면서 “‘질 낮은 노래’라고 생각하면서 소외받은 기억도 있다. 우리가 어려웠을 때 불렀던 이 노래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노래로 대변해온 가수이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3년에는 대중음악인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이미자의 마지막 공연은 오는 4월 26, 27일 양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