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지렛대에… 흔들리는 ‘자유진영’

“美에 4배 높은 관세”… 韓 지목
“加·멕 車관세부과 1개월 면제”
타협 여지 주고 요구관철 압박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동맹과 우방을 향해 관세 폭탄을 지렛대 삼아 대미 투자·방위비 부담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해 미국의 이익만 챙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자유 진영’이 흔들리고 있다. 당장 전날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에서 ‘미국에 4배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나라로 지목당한 한국 역시 트럼프의 ‘압박 레이더’에 포착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올린 SNS 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전화를 걸어 관세에 대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물었고, 나는 펜타닐이 멈췄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그는 상황이 나아졌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 간 통화 후 백악관은 멕시코·캐나다 수입품 중 자동차 분야에 한해 관세 부과를 1개월간 면제한다고 밝혔다. 4일부터 시행 중인 멕시코·캐나다 대상 25% 관세 부과와 관련해 일부 품목에 유예 조치를 줘서 협상과 타협의 여지를 남기는 동시에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압박 카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도 통화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전략은 오는 4월 2일로 예고된 상호관세 부과에서 한국에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의회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며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