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응급의사 없어… ‘닥터헬기 출동’ 82% 급감

■ 의료개혁 완성 시급하다

A권역 작년 26건 출동… 한달에 2건꼴
의정갈등 1년… 곳곳에서 부작용 속출

정부, 의료사고 반의사불벌 특례 검토

A권역응급의료센터 ‘닥터 헬기’의 지난해 이송 건수가 26건으로 전년(148건)보다 82.3% 급감했다. B권역 이송 건수도 같은 기간 82.2% 줄었다. 최근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전국 ‘닥터 헬기’ 8대 중 절반가량은 이송 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닥터 헬기에 반드시 탑승해야 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해지자 이들 몸값이 2011년 제도 도입 당시보다 서너 배 치솟아 구인난이 발생했고, 지난해 의정 갈등 탓에 환자도 수동적으로 수용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A권역 닥터 헬기는 한 달에 2건가량 출동했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사실상 닥터 헬기가 멈추다시피 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C권역과 D권역도 같은 기간 각각 68.7%, 43.8% 감소했다. 닥터 헬기는 전국 8곳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배치돼 있다. 인공호흡기, 초음파기 등 응급의료장비 30여 종을 갖추고 기관절개술, 흉관삽관술 등 시술도 가능해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불린다.

이들 의료기관은 구인난과 비용 부담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비수도권에선 이들 몸값이 지난해 말 5억 원을 돌파해 6억 원대에 형성됐다. C권역응급의료센터 관계자는 “수당 문제가 아닌 인력 문제”라며 “수도권에 견줘 지역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 행위 중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해 유족 동의가 있다면 의료진의 형사 처벌을 면하게 하는 반의사불벌 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의 초안을 발표했다. 또 의료사고심의위원회(가칭)를 만들어 최장 150일 안에 의료진의 중과실 여부를 판단, 수사당국에 기소 자제 등을 권고하게 함으로써 장기간 수사에 따른 의료진의 부담도 줄일 방침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