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트럼프 변수’… 집권 1기 때 “돈 낭비”

2018년 미북회담 뒤 훈련 축소·유예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이달 한국 찾아
국방비·분담금 증액 요구 가능성

미국 일각에서 ‘한·미·일 3각 협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변수’에 따라 향후 한미 연합연습이 전격 중단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미·북 정상회담이 본격 추진될 경우 한미 연합연습을 “돈 낭비”라고 평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연습 중단 등의 선물을 북한에 안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6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이 실시하는 정례 합동군사훈련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중단되거나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한미 연합연습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거침없이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한미 연합연습을 ‘군사연습(war games)’이라 하거나, “매우 도발적” “돈 낭비”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우리가 북한과 협상 중인데, 굳이 돈을 들여 연합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 이후 한미 연합연습 중 대규모 야외실기동훈련(FTX)이 유예·축소된 바 있다. 앞으로 미·북 정상회담 논의가 본격화하면, 미국이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한 지렛대로 한미 연합연습 중단 카드를 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방한하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재협상과 국방비 증액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우방·동맹국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비율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국방비 비율은 2023년 기준 GDP 대비 2.8% 수준이다.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행정부와 2026년부터 5년간 적용되는 제12차 SMA를 체결했다. 한국이 내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1조5192억 원을 부담하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는 전년도 분담금에 소비자 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해 결정한다는 게 골자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지난 2019년 한국 정부에 2018년 분담금(9602억 원)의 6배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1조5192억 원은 이에 한참 못 미친다.

손기은·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