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불 시초 ‘부여 무량사 미륵불화’ 국보된다

괘불 국보 지정은 30년만에
이규보‘동국이상국집’은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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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불(掛佛)의 시초격 작품으로 여겨지는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扶餘 無量寺 彌勒佛 掛佛圖·사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한다고 국가유산청이 6일 밝혔다. 괘불의 국보 지정은 1997년 7점의 괘불이 동시 지정된 후 약 30년 만이다.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거행할 때 내거는 대형 불화인 괘불은 그 압도적인 규모와 다양성 면에서 세계 어느 나라 불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독창적 불교 문화유산이다.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길이가 약 14m에 달하는 초대형이다. 국가유산청은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쓴 채 신체를 아름답게 장식한 ‘장엄신(莊嚴身)’ 괘불의 시작점을 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괘불도는 화기(畵記)를 통해 법경, 혜윤, 인학, 희상 등의 제작 화승과 1627년(인조 5년)이라는 제작 연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이는 기존에 국보로 지정된 다른 작품들보다 제작 연대에서 앞서 있는 것이다. 또한 화기에 ‘미륵’이라는 주존의 명칭을 밝히고 있어 일찍이 충청지역에서 유행한 미륵대불 신앙의 전통 속에서 제작된 괘불도라는 사실도 보여준다.

이와 함께 고려 중기의 학자이자 관료인 이규보(1168∼1241)의 문집 ‘동국이상국전집, 권 18∼22, 31∼41’은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불교 문헌의 편찬이 많았던 고려시대의 학자가 남긴 개인 문집이라는 희소성을 인정받았다. 이번에 지정 예고한 유물들은 30일 동안 의견 수렴과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