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음악·현대무용의 조화… 이해하려 말고, 그저 즐겨주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 최정상 안무가 호페쉬 쉑터가 이끄는 ‘꿈의 극장’ 공연 모습. 이번 주말 내한 공연이 열린다. 토드 맥도널드·성남아트센터 제공

■ 유럽 최고 안무가 호페쉬 쉑터

성남서 14~15일 ‘꿈의 극장’
“삶 대하는 방식 되돌아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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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연극과 같죠.”

20년간 유럽 무용계 최정상의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호페쉬 쉑터(사진)가 신작 ‘꿈의 극장’을 들고 한국을 찾는다. 2년 만의 방한에 앞서 서면으로 먼저 만난 그는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한 특정 역할을 연기하며 산다”며 자신의 인생론을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끌고 갔다. 쉑터는 “우리가 속한 국가, 쓰는 언어 모두 그 자체로 진실인 것처럼 보이지만, 달리 보면 진실이라고 믿기로 합의한 산물일 뿐”이라며 “또 다른 가능성이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모든 속박을 걷어내고 난 다음에는 무엇을 보고 느낄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신작 구상을 했다는 것이다.

쉑터는 왕성한 에너지로 무용뿐 아니라 영화, 연극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가다. 연출·안무·음악을 총괄한 영화 ‘폴리티컬 마더: 더 파이널 컷’(2023)으로 칸국제영화제 최우수 무용영화상을 받았다. 올해는 첫 연극 연출작 ‘오이디푸스’를 영국 런던 무대에 올린다.

‘꿈의 극장’은 지난해 파리올림픽 당시 파리시립극장에서 초연했고 현재 유럽 주요 도시를 순회 중이다. 쉑터는 “작품 제목은 제가 삶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것”이라며 “관객이 자신의 삶과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만큼 역동적 움직임과 강렬한 이미지가 도드라진 작품이다. 관객이 꿈을 꾸는 듯한 감각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쉑터의 의도다. 그는 관객에게 “삶은 우리가 만들어낸 수많은 이야기가 모인 판타지라는 생각을 갖고, 작품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즐기면서 그저 경험해달라”고 당부했다.

쉑터 작품의 특징은 영역의 경계를 깨는 데 있다. ‘꿈의 극장’도 13명의 무용수뿐 아니라 음악연주자 3명을 한꺼번에 무대에 올리는 구성이다. 쉑터는 “라이브 음악이 무용과 함께 이뤄지는 공연”이라며 “전자음, 목소리 등의 다양한 소리가 활용된다”고 했다. 작곡가 능력도 인정받은 그의 음감은 안무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무대 장치의 구현에서 빛을 발한다. 그는 “무대는 마치 인간의 뇌 내부 혹은 무의식처럼 작동할 것”이라며 “관객은 무대 안으로 깊이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된다”고 했다.

‘꿈의 극장’은 오는 14, 15일 양일간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쉑터는 “한국의 음식, 사람, 문화 그 모든 것을 사랑하고 갈비와 비빔밥은 정말 특별한 음식”이라며 “관객과의 만남도 설레지만 한국의 시장길을 걸으며 즐기는 여유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