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산 농축산물에 2차 보복관세 10 ~ 15% ‘맞불’

■ ‘관세 전쟁’격화

미국의 ‘10+10%’부과에 반격
“궤도 찾길” 대화 문은 열어둬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중국이 10일부터 미국산 농·축산물을 대상으로 2차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10%’ 관세 부과에 맞선 것으로, 미·중 간 관세 전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이날 0시부터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 등 29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15% 인상하고,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 등 711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10% 높여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4일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다시 한번 10% 추가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 발표에 따른 조치다. 특히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이 밀집한 지역을 겨냥한 것이어서 1차 보복 관세보다 강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미국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 부과했을 때 중국은 미국산 석탄과 LNG에 추가 관세 15%, 원유·농기계·대배기량 자동차·픽업트럭에 추가 관세 10%를 물렸다.

관세 전쟁 격화 속에 중국은 연일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어두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조속히 대화와 협력의 올바른 궤도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며 협상을 요구 중이다. 다만 아직 양국 간 본격적인 관세 관련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은 이날 러시아·이란과 해군 합동 훈련을 한다. 9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 이란은 이날 인도양으로 연결되는 이란 남동부 아라비아해 오만만의 차바하르 항구 인근에서 해군 합동 훈련을 실시한다. 주요 훈련 내용은 해적·테러리즘 퇴치, 인도주의적 조치, 해상 구조, 작전·전술 경험 공유 등으로,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참가국들의 군사적 상호 신뢰와 실질적인 협력 심화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을 두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하며 중국·러시아·이란의 반서방 연대를 약화하려는 가운데 3국이 보란 듯이 군사적 밀착 행보를 보이며 군사력을 과시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훈련은 2019년, 2022년, 2023년, 2024년에 이은 3국의 다섯 번째 대규모 합동 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