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1일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가운데)이 ‘마약과의 전쟁’과 관련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체포 영장에 의해 체포돼 호송되는 모습. 연합뉴스
이날 필리핀 대통령실은 홍콩 방문 뒤 오전 귀국하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필리핀 경찰이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ICC는 이날 오전 두테르테 전 대통령 임기 동안 마약과의 전쟁으로 벌어진 대규모 살상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인터폴을 통해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향후 그는 ICC에 인계돼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2016년 취임 직후부터 대대적인 마약 범죄 소탕 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마약 복용자나 판매자가 곧바로 투항하지 않으면 경찰이 총격을 가해 용의자 약 6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필리핀 정부는 집계했다. ICC 측은 사망자 수가 1만2000∼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마르코스 현 필리핀 정부는 ICC가 인터폴을 통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체포할 경우 협조하겠다는 뜻을 나타내왔다. 이와 관련해 ICC가 2018년 마약과의 전쟁 예비조사에 착수하자 필리핀은 ICC를 탈퇴했다. 이후 ICC가 정식 조사에 나선 뒤 필리핀은 자체적으로 조사하겠다며 조사 유예를 신청하기도 했지만, ICC는 필리핀 정부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다며 조사 재개를 결정한 바 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두테르테의 딸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러닝메이트를 결성한 만큼, 취임 초기만 해도 ICC 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테르테 전 대통령 측과 사이가 벌어지자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내릴 경우 협조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종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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