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민원도 쉽게 해결” 국제기구 의장 사칭남의 기막한 사기 행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전경. 법원 홈페이지

서울동부지법, 사기 혐의로 징역 3년 선고…"재범 우려 높아"


국제기구 고위 관계자를 사칭해 회원가입비 명목으로 약 4억 원을 뜯어낸 6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부장 김예영)은 지난달 20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60) 씨에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국제기구 의장을 사칭해 다수의 피해자에 "법인설립허가를 내주겠다"며 회원가입을 유도한 뒤 고액의 회원가입비를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지난 2018년 피해자 B 씨에게 자신이 소속된 국제기구가 세계 360개국을 관장할 수 있는 국제사법관할권을 갖고 국제재판소를 영종도에 설립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속인 뒤 "프로그램 운영을 외국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게 해줄 수 있고 어떠한 민원도 청와대나 금감원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다"라고 유혹했다. A 씨는 그 대가로 약 1년간 35회에 걸쳐 B 씨로부터 총 2억4455만 원을 송금 받았다.

A 씨는 또 다른 피해자 C 씨에게 "국제기구로서 회원으로 가입하면 국제기구 산하의 비영리법인인 설립허가를 내주겠다. 각종 기술이나 상품에 대해서 녹색인증허가 업무를 담당하게 돼 돈을 벌 수 있다"며 회원 가입비와 설립허가비용을 내도록 유도하고 1630만 원을 편취했다. 그는 지난 2015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국제기구를 사칭해 피해자 D 씨로부터 대학교 캠퍼스 설립 허가 및 물 보일러 사업허가권 등 명목으로 11회에 걸쳐 9028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 결과 기소된 피해자만 총 5명, 피해 금액이 4억3500만여 원에 이르며, 피해액 중 상당 부분이 회복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도 위와 같은 내용이 진실이라고 강변하면서 피고인의 지시로 위 기구의 업무를 집행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반성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재범의 우려도 높다"라며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징역형의 실형 및 징역형의 집행유예, 다수의 벌금형을 받은 전력도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