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확대·기술투자”… 중, 관세전쟁 투트랙 대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정협 폐막식 참석 1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폐막식에 시진핑(왼쪽) 국가주석과 리창(오른쪽) 국무원 총리가 참석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정협)에서 내수 활성화와 과학기술 발전으로 미국발 관세 전쟁에 맞서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AFP 연합뉴스

■ 양회 폐막… 美 대응전략 강화

1.3조위안 특별국채 등 내수진작
재정적자율 목표 GDP 4% 최고
1조위안 국부펀드로 AI 등 지원

미·중, 6월 정상회담 논의 시작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중국 정부는 11일 오후 폐막하는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兩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재정적자율을 최고 수준으로 올리고, 인공지능(AI) 등 전략 산업에 적극 개입하는 투트랙 전략을 명확히 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에 내수와 첨단 기술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최하는 폐막식을 끝으로 7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전날 폐막했다. 이번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내수 활성화와 과학기술 발전으로 미국발 관세 전쟁에 맞서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정부공작보고(업무보고)에서 내수 문제를 맨 먼저 이야기하고 ‘소비’를 31번 언급하며 내수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초장기 특별 국채를 지난해보다 3000억 위안(약 60조 원) 늘어난 1조3000억 위안 규모로 발행하고 이 중 3000억 위안을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신제품으로 교체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에 쓰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올해 재정적자율 목표는 역대 최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4%로 올렸다. 내수와 함께 국내 투자를 늘리기 위해 ‘민영경제촉진법’도 개정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양회에서 딥시크(DeepSeek) 성과에 주목, AI 등 첨단기술 투자를 위해 약 1조 위안 규모의 ‘항공모함급’ 국부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지난해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처음 소개된 국가 차원 AI 종합 지원 강화책인 ‘AI+ 행동’을 지속 추진하는 동시에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물리적 실체를 갖고 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AI)과 6세대(G), 휴머노이드 로봇, AI 스마트폰 및 AI PC 등 단어를 올해 업무보고에서 처음 핵심 키워드로 지목했다.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은 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딥시크가 저비용·고성능 오픈소스 모델을 빌려 글로벌 기술 사용 문턱을 낮췄다”고 자부했다. 전인대 대표인 레이쥔(雷軍) 샤오미 CEO는 “선진적인 AI 기술을 각 단말기에 응용해 수많은 소비자가 과학기술이 가져온 아름다운 생활을 누리게 하고 중국식 현대화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기업에 대한 지원과 외국인 투자 문호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6월 개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회담이 성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만남이 되며,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6월이 생일이기에 ‘생일 정상회담’의 의미도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르면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